기술·투자 격차 여전⋯범용 D램 시장부터 영향 미칠 듯

기업공개(IPO)를 마치고 대규모 증설에 나선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생산능력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주도하는 D램 시장의 공급 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단기간에 메모리 3사를 위협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증설 물량이 시장에 반영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데다 기술력과 투자 규모에서도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12일 외신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CXMT는 중국 베이징 지역에 두 번째 12인치 D램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CXMT는 베이징 외에도 상하이와 허페이에서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증설 프로젝트가 모두 가동되면 CXMT의 월 웨이퍼 생산능력은 현재 30만장 수준에서 60만장 이상으로 두 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CXMT는 지난달 상하이 증권거래소 커촹반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보다 466% 급등하며 중국 본토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성공적인 IPO로 투자 재원을 확보한 데 이어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생산시설까지 확대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평가다.
CXMT는 이미 설비투자를 가파르게 늘려왔다. 2024년 자본적지출(CAPEX)은 712억3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63.2% 증가했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DDR4 등 범용 D램 생산량을 확대하면서 시장 가격을 뒤흔들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CXMT의 증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중심의 공급자 우위 구도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 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에 생산능력을 집중하면서 발생한 범용 D램 공급 공백을 CXMT가 빠르게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CXMT의 생산능력이 계획대로 단기간에 두 배로 증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도체 공장은 건설부터 장비 반입, 수율 안정화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증설 계획이 곧바로 공급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CXMT의 실질적인 공급 확대 효과는 향후 3~5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적어도 2027년까지는 공급자 우위의 메모리 업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CXMT는 당초 목표액(295억 위안)의 두 배에 달하는 최대 666억 위안(약 14조5000억 원)을 조달했다. CXMT는 상장 후 확보한 자금의 15%인 1조6000억원을 웨이퍼 확대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연구개발(R&D)에 사용할 것으로 발표했다. 생산능력 확대보다 기술 개발에 먼저 쓰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CXMT가 의미 없는 생산량 확대는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CXMT와 기존 메모리 3사의 주력 고객층이 아직 뚜렷하게 구분된다는 점도 이들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CXMT의 목표는 AI반도체가 아닌 PC·모바일용 범용 D램일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 기술에서도 격차가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CXMT의 주력 D램 공정을 1y(2세대)·1z(3세대) 수준으로 평가한다. 1c(6세대) 공정을 적용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비교하면 3세대가량 뒤처진 셈이다. 이처럼 D램 3사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과 제품 가격을 단기간에 뒤흔들기는 쉽지 않지만, 소비자용 메모리 수급 안정에는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