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10만개 시대…원두커피 시장 6년 새 2.4배·믹스는 뒷걸음

입력 2026-08-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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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제품 시장 3조7359억원…2018년보다 35.6% 성장
스페셜티·저가 대용량 동반 확대…한국은 글로벌 브랜드 ‘시험대’

▲인천국제공항의 한 카페에서 관계자가 커피를 만들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인천국제공항의 한 카페에서 관계자가 커피를 만들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커피믹스가 주도하던 국내 커피시장의 판도가 원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원두커피 시장은 6년 만에 2.4배로 불어나고 커피전문점은 10만곳을 넘어섰지만 커피믹스 시장은 오히려 뒷걸음질했다. 고급 원두를 찾는 ‘취향 소비’와 저가·대용량을 선호하는 ‘실속 소비’가 동시에 확산하면서 국내 커피 제품 시장도 3조7000억원을 돌파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국내 커피산업 및 소비 동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24년 국내 커피 제품 시장 규모는 3조7359억원으로 2018년 2조7547억원보다 35.6% 증가했다. 국내 판매액과 수출액을 합산한 규모로 최근 6년간 연평균 5.2% 성장했다.

국내 판매액은 2018년 2조5759억원에서 2024년 3조5111억원으로 연평균 5.3% 늘었다. 수출액은 같은 기간 1788억원에서 2248억원으로 연평균 3.9% 증가했다.

◇믹스 밀어낸 원두…시장 비중 21%→38%

▲국내 커피 산업 시장규모 (자료제공=농림축산식품부)
▲국내 커피 산업 시장규모 (자료제공=농림축산식품부)

성장을 이끈 것은 원두커피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분류상 원두 등을 가공한 ‘볶은커피’ 시장은 2018년 5479억원에서 2024년 1조3225억원으로 2.4배 커졌다. 연평균 성장률은 15.8%로 전체 커피 제품 시장 성장률의 세 배를 웃돌았다.

전체 시장에서 볶은커피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21%에서 2024년 38%로 17%포인트(p) 높아졌다. 2018년 시장 비중이 가장 컸던 액상커피를 제치고 최대 품목으로 올라선 것이다.

반면 커피믹스 등이 포함된 조제커피 시장은 같은 기간 8969억원에서 8711억원으로 축소됐다. 연평균 0.5%씩 감소한 수치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3%에서 24%로 9%p 낮아졌다.

액상커피 시장은 1조55억원에서 1조1380억원으로 연평균 2.1% 성장했지만 시장 비중은 38%에서 31%로 하락했다. 인스턴트커피 시장은 3045억원에서 4043억원으로 연평균 4.8% 성장했고 시장 비중은 8%에서 7%로 소폭 낮아졌다.

원두 소비 확대가 모든 소비의 고급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원두 품종과 로스팅 방식까지 따져 차별화된 맛을 찾는 스페셜티 소비자가 늘어나는 동시에 출퇴근길이나 식사 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저가 커피전문점과 대용량 제품 수요도 함께 커졌다. 커피를 마시는 상황과 목적에 따라 가격과 품질을 달리 선택하면서 프리미엄과 실속형 시장이 동시에 성장하는 ‘소비 이원화’가 뚜렷해진 것이다.

제품도 소비자의 세분화된 취향에 맞춰 다양해지고 있다. 진한 커피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에스프레소 더블·트리플샷과 콜드브루 제품이 늘어나는 한편 카페인 부담을 줄인 디카페인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2024년 디카페인 볶은커피 수입량은 1500톤으로 전년보다 20.6% 증가했다.

농식품부는 커피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일상적으로 마시는 음료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가 상황과 목적에 맞춰 가격과 품질을 선택하는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커피전문점 3년 새 1만7470곳↑…수출은 2억2960만달러

▲커피전문점 사업체 및 종사자 수 추이 (자료제공=농림축산식품부)
▲커피전문점 사업체 및 종사자 수 추이 (자료제공=농림축산식품부)

커피전문점도 빠르게 늘었다. 2023년 기준 커피전문점은 10만6452곳으로 전년보다 5.7% 증가했다. 2020년 8만8982곳과 비교하면 3년 만에 1만7470곳 늘었다. 이 기간 연평균 증가율은 5.8%다.

커피전문점 종사자는 2023년 28만9400명으로 전년보다 6.5% 증가했다. 업체당 평균 종사자는 2.7명이었다. 전체 외식업체에서 커피전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9.3%에서 2023년 13.4%로 높아져 외식업체 약 7곳 중 1곳이 카페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커피 가공업체는 2023년 1660곳으로 전년보다 8.0% 줄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종사자도 5881명으로 1.2% 감소했다. 제조업체 수는 줄고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전문점은 늘면서 커피산업의 무게중심이 외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농식품부는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과 촘촘한 커피전문점 시장을 바탕으로 한국이 글로벌 커피 브랜드의 동아시아 진출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양한 가격대와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 반응과 시장성을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분석이다.

산업 성장의 이면에는 높은 원료 수입 의존도가 있다. 2024년 국내로 반입된 커피 원료는 20만4841톤으로 전년보다 5.8% 증가했다. 수입액은 13억7090만달러로 11.2% 늘었다.

품목별로는 생두 수입량이 17만4874톤으로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볶은커피는 1만9936톤, 인스턴트커피는 1만31톤이 수입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생두는 5.0%, 볶은커피는 12.0%, 인스턴트커피는 6.4% 각각 증가했다.

수입액 기준 최대 원료 공급국은 브라질로 전체의 20.5%를 차지했다. 콜롬비아가 12.2%로 뒤를 이었고 베트남과 미국이 각각 11.5%, 스위스 10.1%, 에티오피아 8.8% 순이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커피 제품 수출도 증가했다. 2024년 수출량은 3만5349톤으로 전년보다 6.8% 늘었고 수출액은 2억2960만달러로 4.6% 증가했다. 수출량 가운데 인스턴트커피가 98%를 차지해 해외시장 공략을 주도했다.

볶은 원두 수출도 늘고 있다. 2025년 5월 볶은 원두 수출량은 전년 같은 달보다 46.8% 증가했다. 농식품부는 국내 로스팅 기술을 활용한 프리미엄 원두의 해외 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주요 수출시장별 비중에서는 이스라엘이 18.1%로 가장 높았다. 중국이 15.4%로 뒤를 이었고 호주 7.1%, 필리핀 6.5%, 칠레 5.7% 순이었다. 2022년까지 최대 수출시장이었던 중국을 제치고 이스라엘이 2023년부터 1위에 올랐다.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국내 커피산업은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과 실속형 시장이 동반 성장하는 매우 역동적인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며 “업계가 필요로 하는 시장 정보를 적기에 제공하고 커피 제조·유통 과정에 푸드테크 접목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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