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 애로·쟁점 수렴…9월 금감원·거래소 등 TF 논의
가치사슬·재무영향 등 적용 과정 점검…추가 파일럿도 이어갈 방침

한국회계기준원이 지속가능성(ESG)공시 의무화에 앞서 KSSB(한국형 지속가능성 공시기준)를 실제 기업에 적용하는 실전 점검에 착수했다. 업종별 대표기업들이 공시기준을 적용하며 겪는 애로와 쟁점을 살펴보고 논의 결과를 연내 공개할 계획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회계기준원은 KSSB 파일럿테스트에 참여할 업종별 대표 9개 기업을 선정했다. 현재 참여기업을 대상으로 KSSB 적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과 주요 쟁점을 파악 중이다.
이번 실전 점검은 2028년(2027회계연도)부터 사업보고서에 공시해야 하는 ESG 공시에 앞서 기업들의 준비 수준과 제도 적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확인하기 위한 취지다.
그동안 주요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통해 홈페이지에 ESG 정보를 자율적으로 공개해왔으나 앞으로는 사업보고서에 포함해 법정공시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공시 정확성과 신뢰성에 대한 법적 책임 부담도 한층 커지리란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대상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달 발표한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에서 제시한 △전기전자 △운송장비·부품 △금융 △화학 △금속 △유틸리티 △IT서비스 등 산업군이다. 금융 산업군에서는 은행과 보험 등 서로 다른 업권의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치사슬 범위 설정과 기후 관련 재무영향 산출, 온실가스 배출량 등 실제 공시 과정에서 기업들이 부딪히는 문제를 점검한다.
회계기준원은 참여기업에 질의서를 배포해 8월 중순까지 답변을 취합한 뒤 주요 이슈를 구조화할 예정이다. 9월부터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이 참여하는 공시이행지원 분과(TF)에서 쟁점을 논의한다. 결과는 연내 공개되지만, 기업들이 그대로 따라 작성할 수 있는 완성형 가이드나 모범답안이 아니라 참여기업이 제기한 쟁점과 유관기관의 논의 내용을 공유하는 형태다.
한 ESG 담당자는 “의무공시를 준비할 때 먼저 적용해 본 기업들의 사례를 최대한 참고하려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전 점검은 공시 경험이 없는 기업들의 준비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선도기업들이 KSSB를 적용하며 확인한 제약사항과 유관기관의 판단을 공유하면 후발 기업들도 데이터 구축이나 내부 업무 체계를 어느 수준까지 갖춰야 하는지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계기준원은 이번 파일럿을 한 차례로 끝내지 않고 제도가 안착할 때까지 참여기업을 바꿔 추가 테스트를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시 방법론과 내용도 단계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회계기준원 관계자는 “선도기업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느 정도 수준으로 준비하고 있는지 알게 되면 후발 기업들도 준비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범 사례(Best Practice)라기보다는 시행 초기에 시장 관행을 형성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