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조, 숭어가 뛰니 망둥어도 뛰나 [노트북 너머]

입력 2026-07-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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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가 뛰니 망둥어도 뛴다’는 속담이 있다. 남이 한다고 덩달아 따라 한다는 뜻이다. 최근 산업계 노사협상을 보면 이 말이 떠오른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에서 성과급과 임금 문제가 잇따라 화두가 되면서 산업계 전반의 보상 기대치도 높아졌다. 하지만 기업마다 실적과 업황, 재무 여건은 제각각이다. 반도체 기업과 철강 기업을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포스코 노조의 올해 임단협 요구안은 아쉬움을 남긴다.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임금 5년 치 자연 상승분 적용, 명절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했다. 회사 추산으로는 총 1조4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한 규모로 지난해 요구안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노조가 더 나은 처우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역할이다. 그러나 협상은 요구의 크기가 아니라 현실성이 뒷받침될 때 설득력을 얻는다. 회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요구는 협상력을 높이기보다 협상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

더욱이 포스코를 둘러싼 경영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5년간 영업이익과 조강 생산량이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은 2021년 6조6500억원을 기록했지만, 2024년엔 1조4700억원, 지난해에는 1조7800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1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459억원)의 60% 수준에 그치는 등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하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실적 흐름을 고려하면 노조의 요구가 회사의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에 더해 철강 산업은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이다. 탄소중립과 친환경 제철 전환을 위한 투자도 피할 수 없다. 당장의 보상을 늘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유지하고 일자리를 지키는 일 역시 노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물론 회사 역시 성실하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 직원들의 노력에 걸맞은 보상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협상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요구로 이뤄지지 않는다. 서로 양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접점을 찾을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남의 성과급이 우리 회사의 협상 기준이 될 수는 없다. 포스코 노조도 이제는 과도한 요구에 그칠 것이 아니라 회사의 경영 여건을 고려한 현실적인 안과 함께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아야 한다.

임단협은 다른 기업과 보상을 겨루는 경쟁이 아니라 회사의 경영 여건을 고려해 접점을 찾는 과정이다. 숭어가 뛴다고 망둥어까지 덩달아 뛰어서는 노사 모두 불황의 물살에 휩쓸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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