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가 2026년을 기점으로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확실시되는 가운데 지역 의료계에서 "후각 기능에 주목하면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부산 온병원 이비인후과 이일우 과장과 신경과 하상욱 과장은 14일 "후각 훈련의 강화가 치매 예방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치매라고 하면 흔히 기억력 감퇴를 먼저 떠올리지만 의학적으로는 그보다 훨씬 먼저 찾아오는 전조 증상이 있다. 바로 후각 기능의 이상이다.
하상욱 과장은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이 진행될 때 병적 단백질이 가장 먼저 쌓이는 부위 중 하나가 후각 신경계와 대뇌의 후각 피질"이라며 "실제 알츠하이머 환자들은 본격적인 인지장애를 겪기 수년 전부터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구별하지 못하는 증상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원인 모를 후각 감퇴가 '탄광 속 카나리아' 같은 조기 경고 신호라는 것이다.
후각이 중요한 이유는 뇌와의 직접적인 연결 구조 때문이다.
후각은 다른 감각과 달리 기억과 감정을 담당하는 해마 및 편도체와 직접 연결돼 있다.
이일우 과장은 "후각 신경세포는 우리 몸에서 스스로 재생 능력을 갖춘 몇 안 되는 신경 중 하나"라며 "인지기능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비인후과적 접근을 통한 후각 훈련을 적극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과장이 추천하는 방법은 의학적으로 검증된 '독일식 후각 훈련 프로토콜'이다. 레몬(과일향), 장미(꽃향), 유칼립투스(허브향), 계피·정향(수목향) 등 서로 다른 계열의 아로마 오일을 매일 아침저녁 2번씩 15초간 흡입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냄새만 맡는 것이 아니라 해당 식물의 모양이나 관련된 과거 기억을 의도적으로 떠올리는 '뇌-지각 연결 과정'이 동반돼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집에서 자가진단도 가능하다.
치약(민트), 커피 가루, 식초, 참기름 등 일상적인 물질 4~5가지를 준비한 뒤 눈을 감고 냄새만으로 어떤 물질인지 맞혀보는 방식이다.

하 과장은 "비염이나 축농증 등 코 질환이 없는데도 가스 누출 냄새나 늘 쓰던 치약·커피 향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거나 다른 냄새로 착각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즉시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일우 과장은 "노화로 인한 당연한 감각 퇴화로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인 후각 훈련을 병행한다면 뇌 기능 저하를 늦추고 치매 발생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