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동물원은 9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06년 7월 3일 태어난 시베리아호랑이 호순이가 지난주 금요일 밤 8시께 하늘로 갔다”고 밝혔다.
동물원 측은 호순이에 대해 “올해 초 하늘에 간 언니 이호와는 성향이 달랐다”며 “이호는 낳자마자 사람 손에 길러져 친화력이 있었던 반면, 어미 호랑이의 젖을 몇 주가량 먹고 떼어낸 호순이는 야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어미젖의 위력인지 이호보다 훨씬 큰 덩치에 야성이 더해져 시베리아호랑이다운 풍모가 넘쳤다”며 “세월은 그런 호순이에게도 공평해 작년 여름 유난히 살이 빠져 보였고, 찜통 같은 더위를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호순이의 이상 징후는 이달 초 확인됐다. 동물원 측은 “2026년 7월 1일 뒷다리를 휘청거린다는 제보를 받았고, 7월 2일 배뇨장애와 보행장애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2명의 수의사를 섭외해 마취까지 진행했으나 호순이의 상태는 이미 좋지 않았다.
동물원 측은 “마취된 호순이의 몸은 움직임이 적었던 며칠 사이 욕창이 생겼고, 이미 구더기들이 털 속에 가득했다”고 했다.
수술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동물원 측은 “해외 자료도 검색이 안 되는 수술에 성공한다 해도 여름철 상처가 아물기 힘들다고 판단됐다”며 “마취 회복 후 집으로 돌아간 호순이가 구더기로 뒤덮이는 상상은 마음을 힘들게 했다”고 밝혔다.
결국 호순이에 대한 안락사를 결정한 동물원 측은 “안락사는 수의사가 가장 하기 싫거나 힘든 일이지만, 치료 방법이 없고 고통만 남은 동물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일이기도 하다”며 “동물원 동물의 자연사는 포장될 때가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참을성 많은 동물의 고통을 방치한 결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호순이가 그렇게 힘들어하던 긴 여름을 다 보내지 않고 간 것은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호순이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