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ADR 상장시 300억달러 들어온다 …고환율 진정 효과 기대

입력 2026-06-2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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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45조 규모 신주 발행…용인·청주 설비투자 재원
원화 환전 시 달러 공급 확대…외환시장 수급 개선 기대
현지 재투자·외국인 매도 지속 땐 환율 하락 효과 제한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한 달 가까이 1500원대에서 고공행진하면서 다음 달 예정된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외환시장 안정 재료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최대 300억달러에 달하는 조달 자금이 국내로 유입돼 원화로 환전될 경우 달러 공급이 늘어나 고환율 압력을 일부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ADR 발행이 원화 약세를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 투자자들이 달러로 ADR을 매수하면 SK하이닉스는 달러 자금을 확보한다. 이후 이 자금이 국내 생산시설 투자에 쓰이는 과정에서 원화로 환전되면 서울 외환시장에는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온다. 달러 공급이 늘고 원화 수요가 커지는 만큼 원·달러 환율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다음 달 10일 미국 나스닥시장에 ADR을 상장할 예정할 예정이다. 이번 ADR 발행은 기존 주식을 예탁하는 방식이 아니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발행 구조다. 조달 규모는 약 45조4500억원이다. 달러 기준으로는 약 300억달러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시설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투자, 청주 패키징·테스트(P&T) 투자, 극자외선(EUV) 장비 확보 등에 투입한다. 국내 공장 건설과 장비 대금, 인건비 등 원화 지출 수요가 큰 만큼 조달 자금의 상당 부분이 국내로 들어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외환시장은 달러 강세와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가 겹치며 불안한 흐름을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에 머무르며 고환율 부담이 커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300억달러 안팎의 대규모 외화 조달은 외환시장 수급을 개선할 수 있는 이벤트로 꼽힌다.

ADR 거래 구조 자체도 외환시장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상장 주식을 사고팔 경우 매매 과정에서 원화 환전 수요가 발생한다. 반면 ADR은 미국 시장에서 달러로 거래된다. 외국인이 SK하이닉스 투자 비중을 조정하더라도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을 계기로 삼성전자 등 국내 대형사의 ADR 발행 논의가 확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KB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최근 해외 투자자 미팅에서 삼성전자의 미국 ADR 상장에 대한 관심과 문의가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며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 확대 차원에서 미국 ADR 상장이 유력한 자본정책 옵션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삼성전자까지 ADR 상장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반도체주 거래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ADR 발행만으로 고환율 흐름이 근본적으로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달 자금이 국내로 전액 유입되지 않고 해외에서 장비 대금 지급이나 현지 투자에 사용될 경우 실제 환전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거나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환율 하락 효과도 제한적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ADR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이 국내로 들어오면 원화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라면서도 “조달 자금이 국내로 전액 유입되지 않고 현지에서 재투자될 경우 환율 하락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고, 외국인 순매도가 계속 이어진다면 당분간 환율이 크게 떨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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