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흥행…스페이스X, ‘메가 IPO 시대’ 문 열어

입력 2026-06-1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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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IPO 시장 기지개
오픈AI·앤스로픽 상장 기대감 확산
흥행 뒤엔 고평가 논란…시총·실적 괴리 지적

▲12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임원진이 스페이스X 거래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임원진이 스페이스X 거래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의 우주탐사·AI 기업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서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다른 초대형 AI 기업들의 증시 상장도 성공할 것이라는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13일(현지시간) CNBC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월가는 스페이스X의 상장을 단순한 흥행을 넘어 미국 IPO 시장의 부활 신호탄으로 평가했다. 스페이스X는 이번 IPO를 통해 750억달러(약 114조원)를 조달하며 기존 기록들을 사실상 새로 썼다. 이는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세운 세계 최대 IPO 기록인 294억달러의 두 배를 훌쩍 넘는 규모다. 미국 증시 최대 IPO였던 알리바바의 250억달러(2014년)와 비교하면 약 세 배에 달한다. 한때 기록적인 상장으로 평가받았던 페이스북의 160억달러 IPO는 이제 비교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참가자들은 특히 거래가 큰 혼란 없이 진행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나스닥거래소와 주요 투자은행, 시장조성자들은 수주 동안 시스템 점검과 모의 훈련을 진행했으며 상장 당일 수백만 건의 주문이 몰렸음에도 거래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했다. 미국 최대 개인투자자 주문 처리 업체인 시타델증권은 이번 상장이 역대 IPO 가운데 가장 많은 개인투자자 주문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흥행으로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차세대 AI 기업들의 상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키웠다. 두 회사는 최근 비공개 방식으로 상장 관련 서류를 제출했는데 기업가치가 각각 1조달러 안팎으로 평가받고 있다. 로버트 그라이펠드 전 나스닥 최고경영자(CEO)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이 올해 상장할 것이라는 데 기꺼이 베팅하겠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의 성공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제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페이스X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향후 스타십 우주선과 AI 인프라 사업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머스크는 상장에 앞서 임직원들에게 “회사를 창업했을 때 성공 가능성을 10%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의 결과는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회상했다.

다만 기업가치를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49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창업 이후 누적 적자는 410억달러를 넘어섰다. 2조달러가 넘는 시총은 지난해 매출의 100배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CFRA는 스페이스X 상장 직후 ‘매도’ 의견과 목표주가 115달러를 제시하며 “현재 기업가치는 스타링크 성장과 스타십 상업화 성공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밸류에이션의 대가’로 꼽히는 애즈워스 다모다란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스페이스X가 제시한 28조5000억달러 규모의 잠재 시장 전망은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헤지펀드 투자자인 마이클 버리는 “스페이스X가 신고한 기업공개 서류를 모두 살펴봤지만, 어느 페이지에서도 회사 가치가 2조달러의 가치가 있다는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그럼에도 월가는 스페이스X의 성공이 2021년 이후 얼어붙었던 미국 IPO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호평했다. 업계에서는 스페이스X가 초대형 기술기업 상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면서 AI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메가 IPO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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