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 “코스닥 활성화 정책 부작용 우려...인위적 세그먼트 반대”

입력 2026-06-1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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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협회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제공=벤처기업협회)
▲벤처기업협회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제공=벤처기업협회)

벤처기업계가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 중 세그먼트 및 승강제 도입 추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또 벤처생태계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벤처 정책의 무게중심을 딥테크 등 소수 분야에서 다양한 업종에 대한 균형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벤기협) 회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2026 상반기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책 보완 과제로 △코스닥 시장 경쟁력 강화 △벤처생태계 양극화 해소 △근로시간 유연화를 제시했다.

송 회장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주요 정책방향 중에, 당초의 정책목표와는 달리 부작용이 우려되는 지점들이 있다"며 "'코스닥 다산다사의 원칙' 등에 대해선 공감하나 세그멘트 및 승강제, 상장 폐지요건 기준, 획일적인 중복상장 규제 등은 반드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세그먼트 및 승강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스탠더드·관리군 총 3개 세그먼트로 나누는 승강제를 도입해 부실기업은 빠르게 퇴출시키고 우량기업에 대해선 혜택을 줄 계획이다. 시가총액과 재무 실적 등을 기준으로 기업을 구분하는 방식이다.

벤처 기업들 사이에선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특수성과 성장 단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란 비판이 이어졌다. 업계는 단순 서열화나 낙인효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업종과 성장 단계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이정민 벤기협 사무총장도 "인위적인 세그먼트는 반대한다. 시행이 불가피하다면 외형으로 보는 기준을 재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오는 15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함께 정책 간담회를 열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송병준 협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2026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벤처기업협회)
▲송병준 협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2026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벤처기업협회)

벤처생태계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제도 보완도 강조했다. 특히 최근 정책 자금과 민간 벤처투자가 인공지능(AI)·딥테크 등 특정 분야에 집중되면서 제조·바이오·소부장 등 다른 업종 벤처기업의 자금 접근성이 급격히 낮아지는 구조적 불균형이 발생했다. 송 회장은 "정책 자금·투자의 특정 섹터 편중,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역 격차, 핵심 인력 확보의 어려움이 중첩되면서 벤처생태계 내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며 "다양한 섹터와 지역의 혁신벤처가 골고루 성장 기회를 얻는 '모두의 성장'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게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협회는 특정 섹터 편중 방지를 위해 업종 분산 기준을 마련하고, 스케일업 단계의 기업 전용 정책 트랙을 신설하는 등 사각지대 해소 방안을 내놨다.

근로시간 경직성 역시 개선해야 할 정책으로 제시했다. 집중적인 업무로 성과를 내는 벤처기업들의 성장 동력이 획일적인 주 52시간 근로제도로 인해 꺾이면서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업계는 주장해 왔다. 송 회장은 "벤처·스타트업의 연구개발과 글로벌 대응은 정해진 시간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벤처 업계 직원들도 70% 이상이 제도개선을 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협회는 '월·분기·반기' 단위 등 근로시간 총량제 도입과 벤처기업 핵심 인력을 대상으로 한 근로시간 예외 허용 등을 제안했다.

협회는 올해 △회원사 2만 개사 돌파 △벤처천억기업 1000개사 시대 개막 △벤처기업 4만 개사 돌파 등 3가지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예상했다. 또 내부 조직인 ‘AX브릿지위원회’를 통해 벤처 전반의 AI 전환을 이끌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규제·인력·인프라 문제를 정책 개선으로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송 회장은 "앞으로 30년은 더 거대한 전환의 시대"라며 "AI가 산업 경계를 허물고, 글로벌 경쟁이 한층 격화되는 흐름에서 벤처생태계가 다시 한번 그 한가운데 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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