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쉬고 또 걷고…반복되는 다리 통증, 혈관 막히고 있다는 신호[e건강~쏙]

입력 2026-06-0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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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나 관절 문제로 생각하기 쉬워…심한 경우 다리 절단까지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조금만 걸어도 종아리가 뻐근해요. 그런데 쉬면 또 괜찮아집니다.”

중장년층이 흔히 하는 이야기다. 대부분은 나이가 들어 생긴 근육통이나 허리디스크, 관절 문제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걷다가 다리가 아파 멈추고 잠시 쉬면 다시 걸을 수 있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다리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말초동맥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말초동맥질환은 심장과 뇌를 제외한 말초 혈관에 동맥경화가 생겨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특히 다리 혈관에 발생하는 ‘하지동맥폐색증’이 대표적이다. 혈관 안에 콜레스테롤과 염증 물질이 쌓여 통로가 좁아지면 다리 근육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게 되고 결국 막히게 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혈관이 점차 좁아지면서 걷거나 달릴 때 다리에 통증이나 경련이 발생하나 휴식하면 증상이 가라앉는 ‘간헐적 파행’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걷지 않아도 발이나 발가락이 아프고, 발이 차갑거나 상처가 잘 낫지 않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

말초동맥질환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통증 때문만이 아니다. 혈액 공급 부족이 장기간 지속되면 피부와 조직이 손상되면서 궤양이나 괴사가 발생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발가락이나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많은 환자가 이를 허리디스크나 퇴행성 관절질환으로 오해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증상이 비슷해 병원을 전전하다 뒤늦게 혈관질환 진단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두 질환을 구분하는 중요한 단서는 통증이 나타나는 방식이다. 허리디스크는 자세 변화에 따라 통증이 달라지고 저림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말초동맥질환은 걸을 때만 통증이 발생하고 멈춰 서면 비교적 빠르게 사라진다.

조성신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걸을 때 다리가 아프다가 1~2분 정도 쉬면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 혈관 문제일 가능성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단순 노화나 근골격계 질환으로만 여기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말초동맥질환의 가장 큰 위험 인자는 흡연이다. 담배는 혈관을 손상시키고 동맥경화를 촉진해 질환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 고령 역시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혈관 손상과 함께 신경 기능까지 떨어져 발 상처를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작은 물집이나 상처도 궤양과 감염으로 악화될 수 있어 평소 발 상태를 꼼꼼히 살피는 습관이 중요하다.

조 교수는 “말초동맥질환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걷다가 다리가 아프거나 발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면 늦지 않게 혈관외과 진료를 받아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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