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홍아크튜리온, 원전 기대감 속 코스닥 노크…심사대 오른 '저마진 숙제'[IPO 엑스레이]

입력 2026-06-0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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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홍아크튜리온(옛 삼홍기계) 공장 전경 (삼홍아크튜리온 제공)
▲삼홍아크튜리온(옛 삼홍기계) 공장 전경 (삼홍아크튜리온 제공)

[편집자 주]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과거처럼 ‘성장성’만으로 시장 선택을 받던 시대는 지났다. 투자자들은 이제 기술적 실체와 지속 가능한 재무 기반을 냉정하게 살핀다.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속에 실적과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섰다. 본지는 상장을 앞둔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재무 건전성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실제 기관투자가들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주목하는 핵심 리스크를 짚는다.

원자력·핵융합 설비 기업 삼홍아크튜리온(옛 삼홍기계)이 코스닥 상장에 나서면서 '원전 수혜주'보다 '수익성 검증'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회사는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등 고난도 설비 제작 이력을 보유했다. 하지만 높은 원가율과 적자, 자본잠식 부담을 안고 있다. 공모 과정에서는 업황 기대감보다 수주가 매출과 현금흐름, 영업흑자로 전환될 수 있는지가 핵심 평가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홍아크튜리온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공동으로 대표주관한다.

삼홍아크튜리온의 강점은 고난도 설비 제작 레퍼런스다. 2025년 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해외 프로젝트는 ITER 열차폐체 No.6·7 및 포트 제작 약 300억원, ITER Irregular 공사 약 45억원, 미국 뉴스케일 CRDM External Assembly 약 12억원 수준이다. SMR과 핵융합 실험로 기자재를 실제 매출로 인식해 온 이력은 회사의 기술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공모 과정에서 더 직접적으로 확인될 부분은 현재 계약의 잔여 수행의무와 매출 인식 속도다.

문제는 수주가 곧바로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5년 매출은 약 262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했지만, 영업손실은 약 14억원으로 전년 1억원 손실보다 확대됐다. 전체 매출의 89.9%를 차지한 제품매출이 저마진 구조를 보이면서 매출원가율은 91.98%에 달했고, 매출총이익은 약 21억 원에 그쳤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2억 원을 기록했다. 원전·핵융합 설비처럼 제작 기간이 긴 프로젝트는 계약 이후에도 매출 인식과 현금 유입까지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2025년 말 미청구공사는 약 86억원, 잔여 수행의무는 약 160억원이며 이 중 52%가 다음 회계연도에 인식될 전망이다. 상장 심사에서 단순 수주 규모보다 매출과 현금, 이익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중요하게 평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객 집중도도 변수다. 2025년 지역별 매출에서 유럽 매출은 약 128억원으로 전체의 48.9%를 차지했고, 주요 고객 중 A사 매출도 같은 규모로 집계됐다. 특정 고객 비중이 큰 만큼 프로젝트 진행 속도와 대금 회수 일정이 실적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재무구조 부담 역시 남았다. 당기순손실은 약 103억원, 자본총계는 -127억원, 결손금은 약 366억원이다. 손실 확대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붙은 전환권과 조기상환권 등을 회계상 부채로 평가하면서 발생한 비용도 영향을 줬다. 2025년 말 RCPS 관련 부채는 본체와 전환권·조기상환권 평가부채를 합쳐 약 446억원이며, 이 가운데 장부상 평가 비용 약 63억원이 당기 손실에 반영됐다. 다만 이 비용을 빼고 보더라도 회사는 세전 기준으로 약 48억원의 손실을 냈다. 적자를 단순한 회계상 착시로만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자본잠식 해소 여부도 상장 과정에서 함께 확인해야 할 변수다. 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부채가 자본으로 바뀌면서 자본잠식 부담은 완화될 수 있지만, 회사의 RCPS에는 IPO 공모가에 따라 전환가격이 낮아질 수 있는 전환가 조정과 조기상환권 등이 포함돼 있다. 공모가와 전환 조건에 따라 기존 주주 지분 희석이나 상환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단 얘기다. 이에 따라 상장 이후 자본구조가 어떤 방식으로 정리될지가 관건이다. 다만 회사는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성 자산을 146억원 수준으로 늘리며 유동성 보강에 나섰다.

업황은 우호적이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와 탄소중립 흐름은 원전·SMR 공급망 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지난해 뉴스케일의 77MW SMR 설계를 승인하면서 SMR 상용화 논의가 진전된 점도 관련 시장 기대를 키운 요인이다. 삼홍아크튜리온이 확보한 SMR·핵융합 설비 레퍼런스가 시장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SMR과 핵융합 레퍼런스는 분명한 강점이지만, 공모 과정에서는 결국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며 “원가율 개선과 남은 계약의 매출화, RCPS 보통주 전환 또는 상환 부담 해소 방안이 기업가치 설득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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