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현장의 핵심 장비인 타워크레인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파업 장기화 시 공사 기간 지연과 추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고 결국 분양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28일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와 한국노총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는 전날부터 전국 건설 현장에서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체 타워크레인 조종사는 약 3500명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이 가운데 양대노총 소속 노조원은 약 3100명에 달한다.
노조는 그동안 사측 단체인 타워크레인안전협회와 10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파업은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가 아니라 저가 수주 구조와 현장 안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타워크레인은 고층 아파트와 대형 플랜트, 반도체 공장 등에서 자재를 옮기는 핵심 장비다. 철근과 거푸집 등 기초 자재를 상층부로 운반하는 역할을 맡는 만큼 가동이 중단되면 골조 공정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노조 측은 이번 파업으로 전국 타워크레인 약 85%의 운행이 중단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건설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타워크레인의 경우 대체 인력을 임의로 투입하는 게 불법이라 대안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타워크레인 10대 중 7대 정도는 노조 소속 조종사가 운영하고 있다”며 “나머지 장비는 임대업체 소속 비노조 인력이 맡고 있어 현재는 일부만 정상 가동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업 초기인 만큼 현재는 크레인 없이 진행 가능한 작업 위주로 공정을 이어가고 있다”며 “다만 장기화하면 골조 공정 자체가 사실상 멈추게 돼 현장 운영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부담 확대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현재 건설업계는 중동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공사 기간까지 늘어나면 현장 비용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4.42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공사비도 이미 3.3㎡당 1000만원을 넘어선 상태다. 2023년 타워크레인 노조 투쟁 당시에도 일부 현장에서 공정 지연이 발생하며 비용 부담이 커진 바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타워크레인은 장비를 실제 가동한 시간보다 임대 기간 기준으로 비용이 책정되는 구조”라며 “파업이나 작업 중단으로 공정이 멈춰도 현장에서는 임차료 부담이 계속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사 계약은 통상 준공 시점을 기준으로 체결되기 때문에 공기가 지연되면 시공사가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며 “준공 지연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막판에 무리하게 공정을 몰아붙이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현장 부담과 공사비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