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끝나도 공급 불안 지속…“정제마진 더 간다”

입력 2026-05-2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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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재개방 기대에도 공급 부족 우려 지속
정유 4사 1분기 영업익 6조…재고 이익 영향
“재고평가손실·최고가격제 부담에 2분기 실적 변동성 여전”

▲에쓰오일 울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에쓰오일)
▲에쓰오일 울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에쓰오일)

이란 전쟁 종전이 임박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전쟁 여파로 급등한 유가와 정제마진이 단기간 내 큰 폭으로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동 지역 정제설비 피해와 각국의 비축 수요 등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글로벌 원유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5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22일 기준 배럴당 24.45달러를 기록했다. 1분기 평균 배럴당 9.34달러였던 정제마진은 호르무즈 봉쇄 영향이 현실화한 4월 36.21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손익분기점인 4~5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두바이유 가격도 배럴당 100달러 선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유가와 정제마진 강세에 힘입어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5조96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50억원 대비 5조원 이상 급증했다. 특히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이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SK에너지는 1분기 약 7800억원, 에쓰오일은 6364억원 규모의 재고 이익을 거뒀다. 낮은 가격에 들여온 원유가 시차를 두고 제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장부상 이익이 확대되는 ‘래깅 효과’ 덕이다. 다만 정유사들이 우려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원유 공급 정상화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급락할 경우 1분기 거둔 일시적 이익이 손실로 돌아설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유가가 고점 대비 일부 하락하더라도 연말까지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전쟁 전부터 글로벌 설비 폐쇄가 진행된 데다 전쟁으로 중동 지역의 일부 설비가 타격을 입었고 각국이 원유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수요가 맞물리며 공급 부족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전쟁을 거치며 국내 정유업계의 수출 경쟁력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국내 정유업계는 세계 5위 수준의 정제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1~4위 국가들과 달리 생산량의 약 60%를 수출하고 있다. 또한 북미·호주산 등 비중동산 원유 도입을 확대함에 따라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과거 70%대에서 지난달 기준 50%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지정학적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더라도 과거 대비 생산 차질 우려는 상대적으로 낮아진 셈이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최고가격제로 인한 손실 규모가 4조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에 최고가격제 6개월 유지에 따른 보상 비용 4조2000억원을 반영했지만, 손실 보전 기준을 둘러싼 정부와 업계 간 시각차가 큰 데다 실제 보상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종전으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수급 차질 우려가 줄어드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최고가격제 부담이 상당 부분 손실로 이어지고 있어 2분기 실적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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