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회장 “조합원 직선제 적극 수용”…개혁 요구에 응답

입력 2026-05-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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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긴급 비대위 거쳐 대국민 입장문 발표
선거비용·정치화 우려엔 제도 보완 요구

▲농협중앙회 본관 전경 (사진제공=농협중앙회)
▲농협중앙회 본관 전경 (사진제공=농협중앙회)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중앙회장 선거의 조합원 직선제 도입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청와대와 국회를 중심으로 농협 개혁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전날 긴급 비상대책위원회 논의를 거쳐 나온 입장이다. 직선제 전환을 받아들이되 선거비용 부담과 정치화·금권선거 우려를 함께 제기한 만큼 향후 입법 논의의 쟁점은 선거 방식에서 비용 부담과 내부통제 장치 설계로 옮겨갈 전망이다.

강 회장은 21일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께 드리는 글’을 발표했다.

농협중앙회는 앞서 20일 공동 비대위원장과 비대위 위원, 범농협 임원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비대위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진짜 농협’으로 거듭나는 방안이 논의됐다. 비대위 위원들은 농협 개혁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사안의 긴급성을 고려해 신속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과 내부 소통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함께 제기했다. 농협은 이후 추가 논의를 거쳐 이날 다섯 가지 개혁 방안을 담은 입장문을 내놨다.

강 회장은 입장문에서 “조합원 직선제는 열린 마음과 책임 있는 자세로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농협이 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직선제 도입 방식과 감독권 범위 확대가 협동조합 구조와 농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을 두고 고심해 왔다고 설명했다.

직선제 수용 방침을 공식화했지만 제도 설계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고 봤다. 지역 갈등과 농협의 정치화, 금권선거 부작용이 대표적인 우려다. 특히 과도한 선거비용 부담이 조합원 지원 재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선거공영제 도입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내부통제 개편은 또 다른 핵심 축이다. 농협은 내부 감사 기능을 철저히 보완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농협감사위원회 신설에 따른 중복규제와 인력·운영비 증가 우려를 제기하면서도, 학계와 농민단체,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론화를 거쳐 정부·국회와 최적안을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자율혁신과 책임경영은 자체 개혁의 중심에 놓였다. 농협은 지배구조 개선, 내부통제 강화, 임원 추천의 공정성 강화 등 농협개혁위원회가 권고한 13개 자체 혁신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조합원 주권 강화를 위해 의사결정 참여 구조를 개선하고, 농협 사업과 정책의 결실이 조합원 실익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농정 대전환과 연계한 지원 계획은 별도 과제로 담겼다. 농협은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 햇빛소득 마을 확대, 농산물 유통 혁신, 청년농 육성, 스마트농업 지원, 공공형 계절근로사업 확대 등을 통해 정부 농정의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 93조원, 포용적 금융 15조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농가 경영비 부담 완화와 농촌 일손 지원 대책도 포함됐다. 농협은 보급형 스마트팜 보급 목표를 1600개소에서 2000개소로 확대하고,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 1만5000명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임직원 자원봉사를 포함한 농촌인력 중개로 260만 명의 인력을 공급해 고령화된 농촌의 일손 부족 문제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기후위기 대응 방안도 실행 계획에 담겼다. 농협은 무이자자금 1조원과 예산 50억원을 편성해 자연재해에 대비하고, 전국 농축협 본지점 4891개소와 농협은행 영업점 1037개소 등 총 5928개소를 무더위 쉼터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산불과 극한호우 등 재난 상황에서 371억원을 지원했고, 올해 초에는 유류비 지원 380억원 등 농가 경영비 부담 완화와 물가 안정을 위해 1142억원을 투입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강 회장은 “농협은 이번 개혁의 시간을 농업인 신뢰 회복과 조합원 주권 강화, 대한민국 농업·농촌 대전환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겠다”며 “더 책임 있는 협동조합으로 거듭나 농업 발전과 농업인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는 ‘진짜 농협’으로 국민 여러분 곁에 다시 서겠다”고 밝혔다.

관건은 이번 수용 선언이 실제 제도 개선과 책임 구조 변화로 이어지느냐다. 직선제 도입에 따른 선거비용 부담, 금권선거 차단 장치, 내부 감사 기능 보완은 여전히 남은 쟁점이다. 농협이 회장 선출 방식뿐 아니라 인사·자금 집행·내부통제 전반을 손보는 실질 개혁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가 향후 평가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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