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g 이상은 2XL·60~68g은 XL…6개월간 기존 명칭 혼용

계란 매대 앞에서 소비자를 헷갈리게 했던 ‘왕란·특란·대란’ 표시가 앞으로 ‘2XL·XL·L’로 바뀐다. 왕란과 특란 중 어느 것이 더 큰지 바로 알기 어려웠던 기존 한자식·관행적 명칭 대신 의류 크기처럼 직관적인 표기를 도입해 소비자가 계란 크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소비자가 등급 계란의 크기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축산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계란 중량규격 명칭을 ‘왕·특·대·중·소’에서 ‘2XL·XL·L·M·S’로 바꾼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개정으로 기존 왕란은 2XL, 특란은 XL, 대란은 L, 중란은 M, 소란은 S로 표시된다. 중량 기준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2XL은 68g 이상, XL은 60g 이상 68g 미만, L은 52g 이상 60g 미만, M은 44g 이상 52g 미만, S는 44g 미만이다.
그동안 계란 중량규격은 오랫동안 왕란, 특란, 대란 등의 명칭을 써왔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왕란과 특란의 크기 순서를 직관적으로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계란을 자주 사는 소비자도 ‘특란이 왕란보다 특별히 큰 것인지’, ‘대란과 특란 중 무엇이 더 큰지’를 헷갈리는 경우가 있었던 셈이다.
실제로 농식품부가 지난해 2월 소비자 1000명, 4월 107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와 의견수렴에서도 기존 명칭만으로는 계란 크기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 개정안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72.0%로 나타났다.
새 명칭은 이날 관보 게재와 함께 즉시 시행된다. 다만 정부는 포장재 교체와 유통 현장 준비, 소비자 혼선을 고려해 앞으로 6개월간 기존 명칭과 새 명칭을 함께 쓸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매장에서는 ‘왕란·2XL’, ‘특란·XL’처럼 기존 표시와 새 표시가 함께 쓰일 수 있다.
이번 개편은 계란을 둘러싼 소비자 정보가 세분화되는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계란은 가격 변동에 민감한 생활 밀착 품목인 동시에, 최근에는 산란일자와 사육환경번호 등 생산 정보까지 소비자 선택 기준으로 들어오고 있다. 여기에 중량 표시까지 쉬워지면 소비자는 가격뿐 아니라 크기와 용도까지 함께 따져 구매할 수 있다.
다만 2XL이나 XL이라는 표시는 품질 등급이 아니라 크기, 즉 중량 기준이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큰 계란이 필요한 조리에는 2XL이나 XL을 고르면 되지만, 가격과 용도에 따라 L이나 M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선도나 사육환경은 별도 표시를 확인해야 한다.
유통 현장에는 일정한 전환 비용도 생긴다. 포장재와 가격표, 전산·판매 시스템을 새 명칭에 맞춰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6개월 혼용 기간을 둔 것도 이 같은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표시 전환 과정에서 소비자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매장 안내와 홍보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익성 농식품부 축산유통팀장은 “이번 개선을 통해 소비자가 계란 크기를 한눈에 알아보고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된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축산물 품질 정보 제공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