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 가도 죄인?"…스승의 날 나온 교사들의 울분

입력 2026-05-1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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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날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교사 시민권 회복 행사'에서 한 시민이 '교사도 시민이다' 퍼즐 맞추기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승의날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교사 시민권 회복 행사'에서 한 시민이 '교사도 시민이다' 퍼즐 맞추기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승의 날을 맞아 학교 현장의 교권 침해와 악성 민원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장체험학습과 수학여행 등 교육활동이 안전사고 책임 부담과 반복 민원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교사를 보호할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15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장학습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장학습, 수학여행, 체육대회, 각종 수업에서 현재 저희 교육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교육부 간담회에서 현장학습 관련 민원 사례를 언급한 영상이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받은 데 대해 “오늘 아침에 확인하니까 한 1100만 명 정도 보셨다”며 “현재 교육 현실에 대해서 잘 보여줬다고, 특히 학부모님들께서 공감해 주시고 많이 응원해 주시고 계신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초등교사노조에 대해 “생긴 지 7년 된 단체”라며 “2030 교사가 70% 이상 가입해 있고, 서이초 일이 있고 나서 조합원 수가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생님들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받으면 돕고 있고 악성 민원에 대해서도 함께 싸우고 있는 새로운 단체”라고 덧붙였다.

최근 현장체험학습 중단 문제와 관련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교사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저희 교사는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을 담그는 게 아니다. 교사들은 구더기를 개의치 않고 그동안 몇십 년 동안 정성껏 장을 담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을 망치는 것은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담그지 않는 교사가 아니라 정성껏 담근 그 손에 수갑을 채우는 현재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나서기 어려운 이유로 안전사고 발생 시 책임이 개인 교사에게 집중되는 구조를 꼽았다. 강 위원장은 강원도 현장체험학습 사고 사례를 언급하며 “선생님께서 몇 년 동안 재판 과정을 겪었고 1심에서는 직업을 잃을 위기였다”며 “2심에서도 합의 끝에 선고유예라는 유죄 판결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을 보면서 우리를 지켜줄 수 있는 곳은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현행 면책 논의에 대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안전 조치를 취했을 시 교사에게 면책이 된다는 식으로 조금 바뀌었는데, 여기서 이 안전 조치를 취했을지라는 게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200장이 넘는 매뉴얼 속에서 선생님이 안전 조치를 안 취했다고 몰아갈 수 있는 현실”이라며 “선생님의 고의와 중과실이 없는 한 면책을 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강 위원장은 현장학습 관련 매뉴얼의 부담도 언급했다. 그는 “타이어 공기압 체크, 아침에 음주 단속, 다시 돌아올 때도 음주 확인을 하라는 매뉴얼이 있다”고 말했다. 또 “기사님께서 졸릴 수 있으니 선생님이 계속 수시로 체크하고 말도 걸어라 하는 식의 지시가 나온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타이어 공기압 체크는 당연히 버스 회사에서 해야 되는 것이고, 음주 단속 같은 경우는 학교나 행정실 같은 데서 해야 된다”며 “사고가 났을 시 그 매뉴얼을 들이댄다면 이게 진정한 교사에게 면책이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민원 문제도 주요하게 거론됐다. 강 위원장은 “대다수의 학부모님은 학교를 지켜주시고 학생을 지켜주시고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분들”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소수의 일부 학부모님들께서 민원을 넣는데, 그게 단발성이 아니라 1년 내내 넣는다”고 말했다.

현장학습 민원 사례로는 사진 관련 민원을 들었다. 강 위원장은 “사진을 찍고 왔더니 우리 애 표정이 안 좋다, 우리 애는 사진이 몇 장만 적게 나왔다는 민원이 있다”며 “우리 애는 왜 팔이 잘리게 나왔냐는 민원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한 학생이 현장학습 뒤 집에서 울었다는 이유로 학부모가 연락한 사례를 언급하며 “현장학습 내내 즐겁게 활동을 했다. 그다음 날 알고 보니 학원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악성 민원을 막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학부모님들께서 민원을 넣으면 저희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단순 민원 또는 선생님에게 악성 민원은 막아주는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만든 민원 대응팀에 대해서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며 “가장 문제는 이 힘든 민원 대응팀에 교사가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원 대응팀이 민원을 커트할 수 있는 완벽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교사들이 받은 민원 사례로 “우리 애가 오늘 머리를 못 말리고 갔는데 감기에 걸릴 것 같다. 선생님이 드라이 좀 시켜달라”는 요청과 원격수업 당시 “선생님이 아침에 모닝콜 좀 해주면 안 되냐”는 민원을 소개했다. 또 짝꿍과 모둠 배치와 관련해 “장애 학생과는 짝꿍을 시켜주지 말라는 민원까지 온 적이 있었다”며 “저는 교육자로서 그건 해드릴 수가 없다. 우리 함께 사는 세상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공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가 교사를 보호하는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아동복지법의 정서적 학대 조항이 학교 현장에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생님들께서 뭐라고 하냐면 학부모 기분 상해죄, 아니면 우리 아이 기분 상해죄라고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사례로는 “수업 시간에 자는 학생을 깨웠더니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했고, 싸우는 애들을 말리고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었더니 가해한 학생 학부모님께서 선생님을 아동학대로 고발했다”고 말했다. 또 “학생이 선생님을 때렸는데 손목을 잡았다. 아동학대로 고발을 당했고 법원 재판까지 지금 받고 계신다”고 전했다.

강 위원장은 교사 대상 아동학대 신고에 대해 “98%가 기소조차 되지 않는 불기소이고, 2%도 재판에서 무죄 판정이 대부분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기소되더라도 선생님은 6개월, 1년, 최대 3년, 4년 고생을 엄청 하신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선생님을 지켜주는 법과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회와 정부의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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