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안 내고 해외 간 체납자 잡는다…국세청, 유럽까지 징수망 확대

입력 2026-05-1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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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벨기에·영국과 징수공조 실무협정 체결
외국인 프로선수 압류 진행…내국인 고액체납자 동시 세무조사 논의

▲임광현 국세청장이 8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페렌츠 바구이헤이 국세청장을 만나 징수공조 실무협정을 새로 체결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세청)
▲임광현 국세청장이 8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페렌츠 바구이헤이 국세청장을 만나 징수공조 실무협정을 새로 체결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세청)

국내에서 세금을 내지 않은 채 해외로 빠져나간 체납자에 대한 국세청의 추적망이 유럽까지 넓어진다. 외국인 프로선수의 해외재산 압류 절차가 실제로 진행되는 가운데 국세청은 내국인 고액체납자와 역외탈세 혐의자에 대해서도 현지 과세당국과 정보교환, 동시 세무조사 방안을 논의했다.

국세청은 임광현 국세청장이 8일부터 13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 벨기에 브뤼셀, 영국 런던을 차례로 방문해 각국 국세청장과 양자회의를 열고 징수공조 실무협정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협정은 체납자의 해외재산을 추적하고 실제 환수로 이어가기 위한 공조 기반을 넓힌 조치다. 국세청은 그동안 아시아·태평양 지역 위주로 추진하던 징수공조 영역을 유럽 주요국으로 확장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해외에 있는 재산은 우리 과세당국이 직접 압류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지 과세당국의 협조가 체납세금 회수의 핵심이다.

실제 공조 사례도 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국내에서 활동하다 세금을 체납한 뒤 유럽리그로 이적한 외국인 프로운동선수에 대해서는 우리 국세청의 징수공조 요청에 따라 본국 과세당국이 본국 소재 재산 압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임 청장은 상대국 국세청장에게 우리 측 집행권원을 설명하고 신속한 징수공조를 요청했다.

국세청은 내국인 고액체납자와 역외탈세 혐의자에 대해서도 공조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한 내국인 체납자는 고액·상습체납자로 명단이 공개됐음에도 장기간 세금을 내지 않고 해외 곳곳에서 차명으로 사업활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내국인 사업가는 국내에서 받은 기술제공 대가를 해외법인 명의 계좌로 우회 수취하고 어느 나라에도 세금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이들에 대해 양국 과세당국 간 신속한 과세정보 교환을 요청하고, 필요할 경우 동시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동시 세무조사는 각국 조사자가 자국 법령에 따라 자국 안에서 조사를 진행하면서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과세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방식이다. 상대국 과세당국이 해외 은닉재산을 확인하면 국세청은 이를 토대로 징수공조를 요청해 체납세금 환수에 나설 수 있다.

국가별 회의에서는 체납징수뿐 아니라 진출기업 세정지원도 함께 논의됐다. 헝가리와는 징수공조 실무협정을 새로 체결하고 기존 세정협력 실무협정을 갱신했다. 임 청장은 부가가치세 환급 신청을 위한 증빙자료 수집 부담 등 현지 진출기업의 세무애로를 전달하고, 이중과세 문제를 줄이기 위한 정례 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11일 필립 반 데 벨데 벨기에 국세청장과 브뤼셀에서 최초로 한-벨기에 국세청장 회의를 하고 징수공조 실무협정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세청)
▲임광현 국세청장이 11일 필립 반 데 벨데 벨기에 국세청장과 브뤼셀에서 최초로 한-벨기에 국세청장 회의를 하고 징수공조 실무협정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세청)

벨기에와는 처음으로 국세청장회의가 열렸다. 양국은 징수공조 실무협정에 최초로 서명하고, 바이오·이차전지 분야를 중심으로 늘어나는 교역과 투자에 맞춰 기업 세무애로를 신속히 해소할 소통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벨기에 측은 자국이 의장국을 맡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체납세금 관리 협의체 참여도 제안했다. 임 청장은 “차기 회의부터 적극 참여하여 국제사회의 공조 흐름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영국과의 회의에서는 현지 진출기업 세정간담회에서 나온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세정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탈세제보 포상제도와 체납징수 현황을 공유하고, 상대국 체납자의 재산 환수 작업에 적극 공조하기로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유럽 3개국과의 협정을 계기로 체납자의 해외재산 환수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동시에 해외 진출기업이 현지에서 세무상 불편을 겪지 않도록 세정협력 네트워크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13일 영국 런던에서 존 폴 마크스 영국 국세청장과 회의를 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세청)
▲임광현 국세청장이 13일 영국 런던에서 존 폴 마크스 영국 국세청장과 회의를 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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