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부모 많다”…3040 육아 번아웃 호소 늘어

입력 2026-05-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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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모아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우울감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 가능성 고려”

(사진제공= 모아정신건강의학과의원)
(사진제공= 모아정신건강의학과의원)

우리나라 30대~40대 부모들은 육아와 직장생활, 부모 부양까지 동시에 감당하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는 일상을 유지하지만 내면에서는 점점 에너지가 고갈되는 ‘육아 번아웃’을 호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박소영<사진> 모아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30~40대 우울감의 가장 큰 특징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좋게 표현하면 인내심이지만, 자신의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박소영 원장은 육아 전문 유튜브 채널 ‘우리동네 어린이병원, 우리어린이’를 통해 부모들의 심리 건강과 양육 스트레스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부모 역할과 직장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젊은 부모들의 경우 일상 기능을 유지하기 때문에 주변에서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고, 본인 스스로도 ‘나는 아직 괜찮다’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박 원장은 “이 시기의 우울감은 무너져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형태보다, 겉으로는 잘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삶의 즐거움이 점점 사라지는 방식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쉬어도 회복되는 느낌이 없다”, “하루하루 버티는 기분”이라고 호소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부모 세대에서는 슬픔보다 짜증과 예민함, 무기력감 형태로 우울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엄마니까 참아야 한다’, ‘아빠니까 버텨야 한다’는 생각 속에 자신의 감정을 계속 억누르다 보니 발견 시점도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번아웃과 우울증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번아웃은 육아나 업무처럼 특정 원인으로 인해 소진된 상태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비교적 회복이 가능하다”며 “반면 우울증은 특정 상황을 넘어 삶 전반에서 무기력과 흥미 저하가 지속되고, 휴식을 취해도 회복되지 않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우울감과 무기력감, 수면 변화 등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면 우울증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자해나 죽음에 대한 생각이 반복될 경우 즉각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인 번아웃 관리 방법으로는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출발점으로 꼽았다. 박 원장은 “많은 부모가 ‘다들 이렇게 산다’며 자신의 감정을 뒤로 미루지만, ‘내가 많이 지쳐 있구나’를 인정하는 순간부터 회복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거창한 회복 계획보다 짧고 반복할 수 있는 휴식이 중요하다”며 “집 근처 카페에서 혼자 보내는 30분, 산책, 음악 듣기처럼 생산성과 무관한 시간이 오히려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부모들이 자기 돌봄조차 ‘의미 있게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복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필요하며, 효율보다 숨 쉴 수 있는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보호자의 심리적 소진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모가 지속해서 지쳐 있는 환경에서는 아이 역시 불안과 짜증, 수면 문제, 분리불안 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진료를 보다 보면 아이들이 ‘엄마가 힘들어 보여서 말을 안 했다’, ‘내가 더 착해야 엄마가 안 힘들어한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부모는 티를 내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표정과 말투, 분위기를 매우 민감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부모의 정신건강은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정서적 환경”이라며 “부모가 자신을 돌보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아이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이나 주변과의 대화 등 도움을 받는 것은 약해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스스로를 돌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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