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제네릭 상표권 소송, 제약업계 “견제 지나쳐”

입력 2026-05-1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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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 잇단 법적 대응…성분명 중심 브랜드명 전환 필요하단 지적도 나와

글로벌 제약사들이 국내 제네릭 제품명을 문제 삼는 상표권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오리지널 의약품 브랜드 보호를 넘어 제네릭 시장 견제 성격이 짙다는 반발이 나온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들은 자사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사한 국내 제네릭 제품에 대해 지속해서 상표권 대응에 나서고 있다. 노바티스의 만성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가 대표 사례다. 특허심판원은 지난해 4월 노바티스가 에리슨제약을 상대로 제기한 ‘엔트렐토’ 등 두 건의 상표권 무효심판에 기각 심결을 내렸다. 특허심판원은 명칭 간 일부 유사성이 존재하더라도 전체적인 외관과 호칭 등을 고려할 때 오인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베링거인겔하임도 유사 사례를 겪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2019년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와 유사하다며 제네릭인 광동제약의 ‘디아젠타’ 상표 관련 무효 심판을 제기했지만 특허심판원으로부터 ‘기각’ 심결을 받았다. 2021년에는 대웅제약의 소염진통제 ‘트라세타’와의 상표권 분쟁에서도 패배했다.

반면 베링거인겔하임은 또 다른 분쟁에서는 승소했다. 지난해 10월 특허심판원은 베링거인겔하임이 신일제약을 상대로 제기한 ‘자디언스’ 상표 등록 무효 심판에서 인용 심결을 내렸다. 해당 사건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 ‘자디앙’의 글로벌 제품명인 ‘Jardiance’와 문제된 상표 ‘자디언스’ 간 유사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업계에서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브랜드 보호를 명분으로 제네릭 시장 진입을 견제하려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의약품 시장은 의사 처방과 약사 조제가 중심인 구조여서 일반 소비재처럼 단순 상표 유사성만으로 혼동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한 중견 제약사 관계자는 “실제 처방 현장에서 단순 이름 때문에 약이 바뀌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오리지널과 발음이 일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제네릭 개발사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법률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반면 제네릭 명칭 체계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은 “국내에서는 과거 제네릭 기업들이 오리지널 의약품 인지도에 편승하려는 형태의 작명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환자나 의료진이 오인·혼동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일정 부분 제도적 정리가 필요하다. 미국 등 상당수 국가는 제네릭에 대해서 회사명과 성분명을 조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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