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청년뉴딜'과 '모두의 창업'을 양축으로 한 청년 고용 정책의 방향을 직접 설명하고 나섰다. 단순한 일자리 수 확대를 넘어, 청년이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는 '경로 설계'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 실장이 청년 고용 문제에 직접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관세협상 1차 마무리 이후 경제지표를 다시 들여다보던 중 '쉬었음' 청년 통계가 눈에 걸렸다고 했다. 2023년부터 청년 고용률이 눈에 띄게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AI가 산업 전반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시점과 정확히 겹쳤다. 정형화된 업무를 AI가 빠르게 대체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이 가장 먼저, 가장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김 실장은 3월 31일 SNS를 통해 이 문제의식을 공개하고, 청년뉴딜에 1조원, 창업 지원에 9000억원을 추경에 반영했다.
그러나 예산 편성 이후에도 청년 고용률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회의론이 가라앉지 않았다. 김 실장이 이번에 다시 SNS에 나선 것은 그 물음에 직접 답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예산 규모 대신 정책이 왜 이 방향으로 설계됐는지 논리를 직접 설명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창업 정책의 방향 전환이다. 김 실장은 "모두의 창업을 선발·포상형 프로그램에서 공적 도전 인프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는 기존 창업 지원 정책과 결이 다르다. 지금까지의 창업 지원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골라내 집중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성과를 낸 소수에게 자원이 집중되는 구조였고, 실패한 도전은 이력에 남지 않았다. 김 실장이 제시한 방향은 그 반대다. 실패한 도전조차 기록으로 인정받고, 그 기록이 취업 시장에서도 유효한 자산이 되는 시스템이다. 취업과 창업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발상이다.
그 배경에는 이미 확인된 수요가 있다. 모두의 창업에는 4월 28일 기준 1만7000명이 지원했고 관련 콘텐츠 조회 수는 2500만 뷰를 넘겼다. 마감 시점까지 3만5000명 이상이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실장은 이 숫자를 단순한 흥행 지표가 아니라 "청년들이 얼마나 오래 시도해볼 기회를 기다려왔는지의 방증"으로 읽었다. 청년들에게 부족했던 것은 능력도 의지도 아니라 도전할 수 있는 구조였다는 진단이다.
특히 김 실장은 청년 고용 문제를 "단순히 경기 탓도, 개인의 의지 부족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경력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출발선은 내어주지 않는 구조'라는 표현은 청년 세대가 오랫동안 느껴온 박탈감을 정확히 짚은 문장이다. 취업 준비를 마쳤지만 경력이 없어 첫 문턱을 넘지 못하고, 경력이 없으니 취업도 안 되는 악순환을 구조의 문제로 규정한 것이다. 개인의 노력 부족이 아니라 시스템이 출발선 자체를 막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진단 위에서 나온 것이 투트랙 설계다. 청년뉴딜은 11만명 규모로 취업 경로를 복원하고, 모두의 창업은 취업 외의 신규 진입 경로를 확장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나의 경로가 막혔을 때 다른 경로로 우회할 수 있도록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발상이다. 김 실장이 "하나의 길이 막혀 있다면 여러 개의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맥락이다.
김 실장은 글 말미에서 "자본시장은 활기를 띠고 기업 실적도 견조하지만 그 온기가 청년 고용으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단절이 여전하다"고 했다. 거시 지표와 청년 체감의 괴리를 직시하면서도, 그 간극을 메우는 것이 지금 정부의 역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사회, 멈춰 있던 청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회. 김 실장이 SNS에서 그린 밑그림이 실제 제도로 구현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