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시즌이 계속되는 가운데 투자자 관심이 대형주와 실적·정책 모멘텀이 겹친 종목으로 다시 모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업황 기대를 바탕으로 반도체 대표주 지위를 재확인하고 있고, 현대차는 관세 부담 속에서도 1분기 성적표로 체력을 시험받는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장 시작 전 네이버페이증권 검색상위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대우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이다. 실적 발표를 앞둔 대형주와 정책·산업 테마를 타고 단기 주가 탄력이 붙은 종목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21만60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0.69% 하락한 채 마감했다. 주가가 숨 고르기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 시선은 단기 등락보다 중장기 실적 지속성에 맞춰져 있다. 일각에서는 메모리 사이클 정점 통과 우려를 제기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국면을 과거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장기공급계약(LTA)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이 이어지면서 과거보다 훨씬 긴 이익 사이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연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메모리 장기공급계약과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역사상 가장 강한 실적 모멘텀을 중장기로 길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메모리 섹터에 대한 매수와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범용 D램 업황만으로 설명되던 시기를 지나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 고부가 메모리 수요 증가, 공급사들의 증설 통제 기조가 맞물리면서 반도체 업종 전반의 이익 체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반도체 톱 2인 SK하이닉스는 23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분기 영업이익 40조원 돌파 여부와 함께 사상 최대 실적 경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핵심은 HBM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수익 제품의 비중 확대가 얼마나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졌느냐다. 공급 부족 국면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판단이 확산하면서 단순한 실적 호조를 넘어 구조적 이익 개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더욱 심화하는 메모리 공급 부족 상황 속, 차분기 가장 강력한 개선세를 시현할 전망”이라며 “머지않아 특유의 ‘구속력 있는 LTA’가 체결되며, 주주환원과 배척됐던 ‘100조원 안전 현금 보유 우선 정책’ 조기달성 및 구조적 실적 개선 가시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 역시 23일 오후 1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하고 관련 기업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 1분기 연결 매출액은 45조7741억원, 영업이익은 2조665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관세 부담 여파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건설은 글로벌 원전 모멘텀 기대감에 최근 강세 흐름을 보였다. 15일 2만8500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21.28% 상승한 이후 상승분을 소화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시장은 단순 시공 역량을 넘어 원전 프로젝트 내 역할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설계·조달·시공(EPC) 중심에서 연료 주기를 포함한 토탈 패키지 수출 모델이 현실화할 경우 수혜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다.
류태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잠수함 건조 승인과 함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논의가 부각되며, K-원전 수출 모델이 EPC 중심에서 연료 주기를 포함한 토탈 패키지 구조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며 “팀코리아의 강력한 주간사 후보로서 역할 확대 및 위상 변화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삼성SDI는 지난주 51만30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7.21% 상승한 가격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기차(EV) 업황 둔화 우려는 남아 있지만 시장은 배터리 업종 내에서도 실적 저점 통과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삼성SDI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특히 북미 ESS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EV 중심이던 실적 구조가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58만원으로 상향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2월 누적 유틸리티용 ESS 설치량은 전년동기대비 119% 성장하며 수요 고성장세가 지속할 것”이라며 “북미 ESS 생산능력(NCA, 7.4GWh)은 2027년 상반기까지 22GWh(LFP)가 추가되며 매분기 실적 성장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 “ EV향 배터리는 눈높이 하향 조정이 일단락된 상황에서 유럽 중심의 점진적인 가동률 회복으로 우려보다 기대를 가질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