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뚝심 전략 통했다...놀이공원도 점령한 신라면
“카와이” 외치게 만든 캐릭터 마케팅으로 인기 만점
너구리 ‘제2의 신라면’으로...코리아엑스포서 관심집중

16일 오전 11시 일본 야마나시현 후지요시다시에 있는 놀이공원 후지큐하이랜드(하이랜드)에 농심 ‘신(SHIN)’ 캐릭터가 등장했다. 신라면의 라면 면발과 빨간 패키지를 연상시키는 모습에 한자 ‘신(辛)’을 담은 눈동자의 신이 나타나자 놀이공원을 찾은 현지 방문객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카와이”를 외치며 신라면을 들고 기념사진 찍기에 바빴다.
농심은 지난달부터 두 달 간 하이랜드와 신라면‧너구리 컬래버레이션(컬래버) 메뉴 판매와 함께 신라면 테마 조형물 설치, 신과 너구리 캐릭터 활동으로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하이랜드는 10~30대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 등 연간 약 200만 명이 찾는 관광지다.
이날 하이랜드에 도착한 오전 10시는 평일 오픈 시간대였던 만큼 방문객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신이 등장하자 여기저기서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렸던 것이다. 컬래버 메뉴 △신라면 오리지널 탄탄면 △온센타마고 신라면툼바 △해물 너구리 순한맛도 직접 맛보니 풍미로 매운맛을 중화하고 걸쭉한 소스를 선호하는 일본 소비자 취향에 딱 맞춘 듯했다.


농심재팬은 ‘브랜드를 심어야 한다’는 확고한 철학 아래 신(辛)이라는 매운맛 그대로 일본 식문화에 녹아드는 전략을 펼쳐왔다. 대표적인 마케팅이 매운맛 진입장벽을 낮추는 ‘어레인지 메뉴’, ‘컬래버 메뉴’ 제안과 ‘서브 컬처’을 겨냥한 ‘캐릭터 마케팅’ 등이다. 그만큼 하이랜드는 농심의 ‘먹어보고 기억하게 만들자’는 전략이 집약된 공간 중 하나다.
농심은 1981년 동경(도쿄) 사무소를 설립하며 일본에 처음 제품을 선보였고 1986년 수출 시작, 2002년 판매법인 ‘농심재팬’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1980년대 매운맛 유행을 타고 농심 제품이 유행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일본은 매운맛에 장벽이 높은 시장이었다. 이에 농심은 뚝심있게 신라면으로 문을 두드리되 장벽을 낮추는 소비자 경험을 확대했다.
그 결과 농심재팬 매출이 2015년 40억엔(약 370억원)대에서 매년 앞자리가 바뀌었고 2021년에는 100억엔 달성에 이어 작년 200억엔을 돌파했다. 농심재팬은 2030년 매출 500억엔, 일본 인스턴트 라면 업계 톱5 진입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재팬은 너구리를 ‘제2의 신라면’으로 키워낼 계획이다. 김대하 농심재팬 법인장은 “신라면이 일본 시장에 안착했던 건 한국의 ‘넘버원’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그 다음 ‘롱 셀러’ 제품은 너구리다. 특히 같은 매운맛 포지셔닝 제품임에도 면발로 차별화가 될 뿐 아니라 너구리 캐릭터가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너구리는 캐릭터와 차별화된 면의 식감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같은 날 오후 ‘2026 코리아엑스포 도쿄’에서 열리고 있는 농심 너구리 부스에서 만난 아야카(21세)는 “주변에서도 농심 라면은 야식으로 즐겨먹는다”며 “이미 너구리도 또래 사이에선 유명하다. 너구리 팝업도 이미 가본 적이 있는데 캐릭터 굿즈가 너무 귀여웠다”고 웃어보였다.
30대 토모요는 “신라면은 잘 아는데 너구리는 오늘 처음 알았다”며 “캐릭터 등이 너무 귀엽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너구리 ‘핫(매운맛)’도 신라면보다 덜 매워서 먹기 편하고 좋다”고 말했다. 부스 한 쪽에 마련된 너구리 맛 선호도 조사 판넬에서도 ‘핫(매운맛)’에 붙여진 스티커가 ‘마일드(순한맛)’ 스티커와 비슷한 수준으로 많이 보였다.
특히 K브랜드 흥행과 농심의 시장 확장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엑스포에서 진행된 김밥 강연에도 사람들이 모이며 뜨거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문화‧산업 전시행사인 만큼 유통 바이어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바이어 상담을 진행한 농심재팬 영업팀 소속 타쿠야 키쿠타는 “너구리가 어떤 제품인지, 신라면과의 차이점이나 진행하고 있는 프로모션 등을 꼼꼼히 확인하신다”며 “엑스포 첫 날인 만큼 남은 이틀간 더 많은 바이어들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작년부터 코리아엑스포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엔 신라면과 너구리로 부스를 차렸지만 올해는 제2의 브랜드를 강조하기 위해 너구리 테마로만 부스를 꾸몄다. 시식 기회는 물론 포토존, 게임 이벤트 등으로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았다. 이외에도 농심재팬은 버스 랩핑 등 브랜드 노출 마케팅과 더불어 경험형 마케팅의 일환인 대형 외식 체인 야키니쿠킹과의 컬래버, 삿포로 눈축제 등 지역 밀착형 행사 참여 등으로 소비자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