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살 농심 신라면, 즉석라면 종주국 일본 울린 ‘매운맛’(르포)[신라면 40년, 日열도를 끓이다]

입력 2026-04-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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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라면 넘어 매운라면 대명사 된 ‘신라면’
2030년 日 인스턴트 라면업계 톱5 목표
하라주쿠 한복판 ‘한강 라면’에 MZ 관심↑
신라면툼바·너구리까지 농심 라인업 확장

일본에서도 ‘매운맛 라면’ 하면 신라면이 바로 떠올라요. 강한 매운맛이 특징이지만, 이제는 맛있게 맵다는 생각이 들어요.

▲15일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 있는 '신라면분식' 방문객들이 일명 '한강 라면' 라면 즉석조리기를 체험한 뒤 라면을 맛보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15일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 있는 '신라면분식' 방문객들이 일명 '한강 라면' 라면 즉석조리기를 체험한 뒤 라면을 맛보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15일 일본 도쿄 ‘신라면분식’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아키코(40). 도쿄에 거주하는 그는 “신라면이 이미 일본인들에겐 매운맛으로 익숙한 브랜드”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라면툼바를 고른 그는 “신라면이 일본라면보다 확실히 더 맵지만 그만의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도 신라면은 K-라면 대표주자를 넘어 매운라면의 확고한 기준점이 된 모습이었다.

농심의 신라면 40주년 미디어 간담회가 열린 신라면분식은 도쿄 시내 최대 번화가인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 한복판에 들어서 있었다. 아기자기한 상점과 수많은 유동인구 사이로 보이는 ‘신(SHIN)’ 캐릭터 등으로 빨갛게 꾸민 외관은 시선을 붙잡았다. 신라면분식은 건물 2층에 라면 즉석조리기로 라면을 만들어 먹는 메인 공간 ‘체험형 라면 바’를 운영한다. 1층부터 3층, 루프탑까지 건물 전체 층(테이블 기준 50석)에 시식 공간을 갖췄다.

▲15일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 있는 '신라면분식'에서 열린 신라면 40주년 미디어 간담회에서 김대하 농심재팬 법인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15일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 있는 '신라면분식'에서 열린 신라면 40주년 미디어 간담회에서 김대하 농심재팬 법인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김대하 농심재팬 법인장은 간담회에서 “1997년 현지 편의점업계 1위 세븐일레븐 전 점포 입점, 2002년 농심재팬 설립과 함께 본격적으로 일본에 진출한 신라면은 전례가 없던 매운라면 시장을 열었다”며 “20년 이상 ‘브랜드를 심자’는 철학을 실천한 결과 2021년부터 농심재팬 매출은 연간 20%대 성장률을 보이며 작년 200억엔(약 1851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연간 1000여 종의 신제품이 나오는 인스턴트 라면의 종주국 일본에서도 신라면은 유일하게 일반 라면 매대에 자리한 국내 브랜드다. 특히 현재 연간 7조원의 일본 라면시장 중 약 6%(4200억원) 규모인 매운라면 시장에서 신라면은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사실상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에서 “농심은 몰라도 신라면은 안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평일인 이날 오후 4시, 미디어 간담회로 잠시 영업을 중단했다가 신라면분식 운영을 재개한 지 20분 만에 방문객이 2층을 금세 채웠다. 현지인들에게 신라면은 ‘K-라면 브랜드’로 제대로 각인돼 있었다. 한국 라면을 좋아한다는 토야마(40)는 “신라면 오리지널, 신라면 툼바 등 여러 제품을 이미 먹어봤다”며 “신라면분식도 벌써 네 번째 방문”이라고 엄지를 들어보였다.

▲15일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 있는 '신라면분식' 외관을 일본인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며 지나가고 있다. (사진=정영인 기자 oin@)
▲15일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 있는 '신라면분식' 외관을 일본인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며 지나가고 있다. (사진=정영인 기자 oin@)

신라면분식을 찾은 일본인들은 신라면 오리지널 외에도 신라면툼바, 너구리 등 농심이 선보이는 여러 라면 제품을 맛보고 ‘K-식문화’까지 경험하는 공간으로 이곳을 인식했다. 아키코는 “K-라면 인기가 많아지면서 일본에도 다양한 제품이 들어왔는데, 신라면분식에선 일명 ‘한강 라면’도 체험할 수 있어서 좋다”고 강조했다. 틱톡을 통해 신라면분식을 접해서 찾아온 카나카(18)와 히토시(18)도 한강 라면 스타일로 먹을 수 있는 라면 즉석조리기를 체험한 뒤, 즉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즐거워했다.

외국인 관광객까지 유동 인구가 평일 하루 3만~5만 명(주말 7만~10만 명) 달하는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인 만큼, 신라면 분식에는 다양한 국적의 방문객이 찾아왔다. 호주에서 가족여행을 왔다는 윌(19)은 “신라면은 호주에서 여러 번 먹어봤던 제품이긴 한데, (팝업은) 사전정보가 없었는데, 가벼운 한 끼로 라면을 즐길 수 있어 좋다”며 가족들과 한강 라면을 만드는 인증샷을 찍기 바빴다.

도쿄 신라면분식 방문객은 월평균 1만 명이며, 판매량은 월평균 5000식 정도로 매출로 따지면 약 1억원 규모다. 일본인과 외국인 방문 비율은 5 대 5 수준. 이곳 직원에 따르면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식사 때를 가리지 않고 방문객이 붐비며 주말의 경우 항상 대기줄이 이어지고 있다. 신라면분식 직원은 “농심이 타깃으로 삼는 2030 여성이 많이 찾고, 특히 한강 라면 체험을 모두들 신기해 한다”고 전했다.

▲15일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 있는 '신라면분식' 방문객들이 일명 '한강 라면' 라면 즉석조리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15일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 있는 '신라면분식' 방문객들이 일명 '한강 라면' 라면 즉석조리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농심도 신라면분식을 통해 이미 시장에 잘 안착한 신라면 오리지널 외에 신라면툼바, 너구리, 멸치칼국수 등 여러 제품을 소비자들이 체험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제품은 신라면툼바에 치즈를 더한 메뉴다. 2위는 신라면 오리지널, 3위는 너구리라고 전했다.

김 법인장은 “일본 라면시장도 포화 상태지만 유일하게 매운라면이 성장세”라며 “일본 주요 업체들도 신라면을 의식한 매운라면을 출시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농심재팬으로선 신라면툼바가 SNS를 중심으로 인기가 높고 출시 1년 만에 3대 편의점 전점포 입점 성과를 냈기에 올해는 신라면툼바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 신라면분식은 올해 8월까지 운영 예정이었으나, 높은 인기에 힘입어 운영기간을 연장할 방침이다. 농심의 신라면분식은 도쿄를 비롯해 페루 마추픽추, 베트남 호찌민, 미국 뉴욕 JFK공항 등 4곳에서 운영 중이다. 농심재팬은 일본 내 반응이 뜨겁자 도쿄 외 주요 도시로의 확장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15일 일본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 있는 '신라면분식' 내부 모습. (사진제공=농심)
▲15일 일본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 있는 '신라면분식' 내부 모습. (사진제공=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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