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이 아니라, 권력”…과반노조, 삼성 지배구조까지 흔들 판 [노조의 위험한 특권上]

입력 2026-04-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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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5000여명 조직 ‘과반노조’ 선언…임금협상 넘어 경영 의사결정 변수
투자·배당까지 협상 테이블로…“노조, 비용 아닌 지배구조 플레이어”

보상 심리에서 시작된 삼성전자 노조발 ‘성과급 갈등’이 국가 산업 생태계와 지배구조를 흔드는 리스크로 부상했다. 경쟁사와의 보상 경쟁 속에서 노조 영향력이 경영 의사결정 영역까지 확대되며, 단순 교섭을 넘어 ‘지배구조 변수’라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찰나의 멈춤만으로 수천억원의 손실을 낳는 반도체 공정의 특성상, 이번 사태는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협력사·지역경제·글로벌 공급망까지 연쇄 충격을 줄 수 있다. 한 기업의 노사 갈등을 넘어 ‘반도체로 먹고사는 경제’가 감당해야 할 구조적 리스크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삼성전자 노조가 7만5000명의 세를 확보하며 ‘과반 노조’ 시대를 열었다.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경영 의사결정과 이익 배분 구조까지 뒤흔드는 ‘거대 지배구조 플레이어’의 등장이다. 노조는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5%로 확대하라는 파격적 요구와 함께 협상 결렬 시 하루 1조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총파업 배수진’을 쳤다. 수출의 38%를 지탱하는 반도체 기둥이 흔들릴 경우 국가 국내총생산(GDP) 하락은 물론 세수 공백까지 불가피해 한국 경제 전체가 ‘삼성발(發) 노사 리스크’의 시험대에 올랐다.

19일 재계 및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과반수 노동조합 선언과 함께 사측을 향해 파격적인 요구안을 제시했다. 과반노조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 지위를 갖는다. 취업규칙 변경, 근로시간 제도 등 핵심 노동 조건을 회사와 직접 합의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한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기업의 미래 투자 재원을 잠식하는 ‘특권적 과욕’이자, 경영권의 핵심인 이익 배분 구조를 전면 부정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노조가 협상 결렬 시 ‘총파업’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점이다. 파업 규모는 최대 3만~4만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단 하루만 라인이 멈춰도 약 1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기업의 피해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 수출의 38%를 지탱하는 국가 기간 산업의 붕괴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삼성발(發) 퍼펙트 스톰’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노조의 영향력이 임금협상을 넘어 경영 의사결정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노조가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지배구조 플레이어로 진입했다는 평가다. 실제 노조는 향후 과제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차단, 노사협의회 구조 개편, 교섭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입사와 동시에 노동조합에 자동으로 가입되는 유니언숍 도입 추진도 공식화했다.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조는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5%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기존 보상 체계를 넘어 사실상 ‘이익 배분 구조’ 변경 요구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올해 성과급이 45조원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기업의 이익 배분 구조가 노사 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주주 배당과의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소액주주 400만명을 넘는 대표적인 ‘국민주’다.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23일 평택캠퍼스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임금 갈등을 넘어 국가 핵심 산업과 자본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과반노조 출범을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노사관계가 질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금과 복지 중심의 협상 구조에서 투자, 인수합병, 배당까지 영향을 미치는 ‘지배구조형 교섭’ 체제로 급격히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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