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군인 5급 12호봉·대졸 6급 10호봉 채용…法 “성차별”

입력 2026-04-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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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임금 반영, 차별 아냐…경제적 손실 보전 목적”
채용 직급 차이가 승진까지 영향…“성 차별 인정”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조소현 기자 sohyun@)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조소현 기자 sohyun@)

신규 직원 채용시 군 경력이 있는 제대군인에게 일반 대학졸업자보다 높은 호봉을 주는 인사제도는 성 차별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제대군인에게 임금을 더 지급하는 것은 군 복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고려한 것으로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직급과 승진 기회마저 달리하는 것은 성 차별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최근 A 씨가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낸 진정신청기각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가 근무한 회사는 인사관리규정과 보수규정에 따라 대학졸업자 및 동등 학력 소지자를 6급 10호봉으로 채용하는 반면, 군 경력이 2년인 제대군인은 2호봉을 가산해 5급 12호봉으로 채용했다.

이에 A 씨는 신규직원 호봉 산정 시 군 경력만을 인정하는 제도로 인해 여성 근로자가 동일한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임금과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며 성별에 따른 차별이라고 주장, 2024년 10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그러나 인권위는 제대군인 여부에 따른 신규직원 초임호봉 차등은 여성에 대한 차별로 보기 어렵다며 진정을 기각했다. A 씨는 해당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 (연합뉴스)

재판부는 인권위 판단이 위법하다고 봤다. 우선 군 경력을 반영해 호봉을 높게 책정한 것은 제대군인의 군 복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취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 씨는 제대군인의 경우 5급 12호봉으로 입사해 일반 대학졸업자보다 기본급이 약 20만원 높고, 연간 약 1400만원의 급여 차이가 발생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러한 임금 차등 자체는 정당한 범위 내에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제대군인법은 임금 결정에 있어서도 군 복무기간을 근무경력에 포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군 복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취지와 호봉이 근속 연차를 반영한 급여 단계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부당한 차별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제대군인을 5급으로, 일반 신규직원을 6급으로 채용하는 구조는 단순한 급여 차등을 넘어 승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6급 10호봉으로 입사한 직원은 12호봉에 도달해야 5급으로 승진할 수 있어 약 2년이 소요되는 반면, 제대군인은 입사 시부터 5급으로 채용돼 같은 시기에 입사하더라도 군 경력이 없는 여성은 승진에 2년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또 승진 후보자 선정에 활용되는 근무평정 역시 경력평정 비중이 포함돼 있어, 먼저 5급으로 입사한 제대군인이 해당 직급 근무기간을 기준으로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회사의 인사제도는 불합리하게 성별을 이유로 남성과 여성을 차별 취급하는 것”이라며 이를 차별로 보지 않고 진정을 기각한 인권위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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