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특구로 지역·산업 정책 결합...성장 전략으로 규제 재설계

정부가 규제개혁 체계를 전면 개편한 것은 단순한 제도 손질이 아니라 성장 전략의 틀을 바꾸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핵심은 규제를 ‘관리 대상’이 아닌 ‘성장 수단’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실제로 정부는 규제개혁을 6대 구조개혁의 첫 번째 과제로 제시하며, 이를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이번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추진 체계다.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규제합리화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규제개혁은 사실상 최고 의사결정 레벨에서 다뤄지게 됐다. 기존에는 국무총리 중심 구조였지만,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되면서 정책 추진 속도와 강도가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민간위원 확대 역시 현장 수요를 반영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규제 방식 자체도 크게 달라진다. 그동안 규제는 문제가 발생한 뒤 개선하는 사후 대응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앞으로는 AI 기반 분석을 통해 사전에 규제 이슈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구조로 바뀐다.
또 ‘일단 금지 후 예외 허용’ 방식에서 ‘원칙 허용 후 최소 규제’ 방식으로 전환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핵심축이 된다. 정부가 규제 필요성을 입증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는 점도 기업 입장에서는 큰 변화다.
기업 성장과 규제 간 충돌을 해소하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정부는 중소기업이 규제를 피하려고 성장을 멈추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을 구조적 문제로 보고, 기업 규모 확대에 따른 규제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평가 방식도 바뀐다. 단순히 규제를 몇 건 줄였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산업이 살아났는지, 지역 경제가 변했는지를 기준으로 성과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개편의 또 다른 핵심은 메가특구다. 정부는 기존 특구 정책이 소규모 분산, 부처별 분절 운영, 제한적 지원 등으로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메가특구는 광역·초광역 단위에서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대규모 성장 거점으로 설계된다. 특히 기업과 지역이 직접 산업과 특구를 설계하고, 전 부처가 참여해 규제특례와 정책지원을 일괄 제공하는 점이 기존과 가장 큰 차이다.
지원 방식도 파격적이다. 규제특례는 메뉴판식 특례와 수요응답형 규제유예, 대규모 샌드박스를 통해 사실상 ‘요구 기반 전면 완화’ 구조로 설계된다. 동시에 재정·금융·세제·인재·인프라·연구개발(R&D)을 묶은 패키지 지원이 병행된다. 이는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 기업 투자와 인재 유입까지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손동균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그동안 규제개혁이 이어져 왔지만, 현장 체감도와 혁신 성과는 부족했다”며 “새 정부는 규제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전면 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