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20% 혹은 34%로 제한 검토 중
100% 인수구조 전면수정 불가피⋯합병 완료, 내년 이후로 밀릴 수도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행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하며 사법 리스크를 일부 털어냈다. 이에 네이버와 합병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국회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입법 방향과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가 핵심 변수로 부상하며 최종 합병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9일 금융정보분석원의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두나무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를 막기 위한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려우며 특히 100만원 미만 거래에 대해서는 규제 기준 자체가 분명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두나무는 서비스 중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게 됐으며 이는 네이버와 기업 결합 심사 과정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업계 일각에서는 두나무의 제재 이력이 네이버와 빅딜에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로 규제 리스크가 일부 해소됨에 따라 멈춰 섰던 양사의 합병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사법 리스크를 덜어냈으나 입법 리스크가 향후 합병 과정의 가장 큰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세부 내용이 확정되지 않아서다. 가장 민감한 대목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율을 20% 혹은 34%로 제한하는 방안이다. 만약 기본법에 법인 대주주의 지분 보유 한도를 엄격하게 제한하거나 개인 대주주의 지배력을 억제하는 조항이 담길 경우 네이버와 두나무가 현재까지 논의해 온 합병 비율과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100% 보유하는 지배구조는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법안이 하반기 국회 문턱을 넘더라도 세부 시행령 제정 등 후속 절차를 고려하면 구체적인 법적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는 시점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법적 근거가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양사가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네이버는 지난달 30일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주주총회 일정을 5월 22일에서 8월 18일로, 거래 종결 일정을 6월 30일에서 9월 30일로 미루는 정정 공시를 낸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의 승인 절차 역시 험로가 예상된다. 규제 당국이 디지털자산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제적으로 합병이나 대주주 변경 승인을 내주는 것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서다. 이에 두 기업의 실제 합병 완료 시점이 내년 이후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이번 거래에서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뿐만 아니라 신용정보법상 대주주 변경 승인과 특정금융정보법상 가상자산사업자 변경 신고 수리 등 복수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에 실제로 두나무는 최근 정정 공시에서 인허가 리스크를 투자 판단 관련 중요사항에 추가하기도 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구조 변경 등은 지금 단계에서 논의하고 있지 않으며 기존 안대로 추진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