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레나, 2027년 개관 예정⋯K-POP 거점 눈앞

서울 동북권의 대표적인 베드타운으로 꼽히던 노원구 창동·상계 일대가 ‘일자리와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의 변신을 시작했다. 수십 년간 도시를 가로막았던 창동차량기지 이전이 현실화되면서 이 일대는 바이오 산업과 K콘텐츠를 결합한 ‘신경제 중심지’로 재편될 채비를 갖추고 있다.
7일 찾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 창동차량기지 일대. 과거 전동차 입·출고가 반복되던 이곳은 선로와 시설물이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철거와 개발을 앞두고 변화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인근 ‘서울아레나’ 공사 현장에서는 대형 크레인이 분주히 움직이며 일대 분위기를 달구는 듯했다.
창동역 인근에 들어서는 서울아레나는 외관 윤곽이 드러날 정도로 공사가 진척됐다. 원형 구조의 대형 공연장은 철골과 외장 공사가 동시에 진행 중이었고 현장 주변에는 자재를 실은 차량과 작업 인력이 분주하게 오갔다. 공사장 입구에는 안전 통제 시설이 설치돼 있었고 내부에서는 고층 구조물을 올리기 위한 작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중랑천을 사이에 둔 창동역과 노원역 일대는 향후 바이오 산업단지와 문화시설, 상업·업무 기능이 결합된 복합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차량기지 이전으로 확보되는 대규모 부지에는 약 800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규모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서울아레나를 중심으로 공연·관광 수요를 흡수하는 문화 인프라도 구축된다.
서울아레나 공사장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기대와 우려를 함께 드러냈다. 노원구민 A 씨는 “그동안 공연을 보려면 고척스카이돔이나 올림픽공원까지 가야 했는데 집 근처에 문화시설이 들어온다니 반갑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민 B 씨는 “공연장 하나만으로는 노원구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차량기지 개발이 함께 속도를 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원구 상계·중계·하계동 일대는 1980년대 ‘주택 200만 가구 공급’ 정책으로 조성된 택지개발사업지로 오랜 기간 주거 중심 기능을 담당해왔다. 서울 도심 대비 낮은 주택 가격과 학군 입지로 수요가 꾸준했지만 일자리 부족으로 ‘베드타운’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직주 분리 구조가 굳어지면서 상당수 주민이 강남·도심으로 출퇴근했고 이로 인해 지역 내 소비와 산업 기반은 성장하지 못했다. 여기에 인구 감소와 주택 노후화까지 겹치며 도시 경쟁력 약화 우려도 커졌다.
이를 전환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 ‘창동·상계 신경제 중심지 조성 사업’이다. 창동차량기지 이전으로 확보되는 대규모 부지를 활용해 산업·일자리·문화 기능을 결합한 자족형 도시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노원구청은 단순 상업시설 개발이 아닌 일자리 중심의 도시 구조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바이오 산업을 핵심축으로 한 클러스터 조성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사업은 창동차량기지 이전으로 확보되는 부지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이 일대에는 인공지능(AI)과 바이오 기술을 결합한 ‘서울 디지털바이오시티(S-DBC)’가 조성될 예정이다. 산업시설과 연구개발(R&D) 기능을 갖춘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해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S-DBC는 연내 R&D 중심 산업단지로 구역 지정을 마치고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개발은 산업·업무·상업·문화 기능이 결합된 복합 형태로 진행된다. 산업시설용지에는 바이오 기업과 스타트업이 입주할 수 있는 연구개발 공간이 조성되고 복합용지에는 상업·문화시설과 업무시설이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 호텔과 컨벤션 기능을 갖춘 복합시설도 계획돼 있다.
이와 함께 창동역 일대에서는 대형 공연장 ‘서울아레나’를 중심으로 문화 인프라 확충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아레나는 최대 2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중형 공연장(7000석)과 영화관, 상업시설 등도 함께 들어선다. 이곳에서는 K-POP 콘서트, 해외 뮤지션의 내한공연, 음악 시상식과 페스티벌, 대형 아트서커스 등 연간 약 90회 이상의 대형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서울아레나는 2027년 3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사업은 수익형 민간투자방식(BTO)으로 추진되며 카카오가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고 시공은 한화 건설부문이 맡았다. 교통 측면에서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과 동북선,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등이 추진되며 접근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창동·상계 일대는 S-DBC와 서울아레나 등 대형 개발사업이 이어지면서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노원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사업 추진을 믿지 않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공사가 실제로 진행되면서 주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개발 가능성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아레나 자체는 유동인구를 늘리는 시설에 가깝고 주거 수요를 직접 끌어들이는 요소는 제한적”이라며 “집값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건 차량기지 이전이나 S-DBC처럼 일자리와 연결된 개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기업 입주와 일자리 창출이 본격화되면 인근 주거 수요도 함께 늘어나면서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창동·상계 개발이 동북권 주거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질적인 효과는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여부에 달려 있다고 봤다.
본지 자문위원인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노원구는 학군과 주거 여건 등 기본적인 기반은 갖춘 지역이지만 일자리와 문화·상업 기능이 부족했던 점이 한계였다”며 “바이오 산업과 문화시설이 결합되면 지역 경쟁력은 지금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김정섭 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동북권은 주거 기능에 비해 일자리 기반이 부족했던 지역”이라며 “창동·상계 일대에 산업 기능이 들어서면 일자리 분산 효과와 함께 정주 여건도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도심과 강남으로 집중됐던 출퇴근 구조가 일부 완화되면서 직주근접 환경이 형성될 수 있다”며 “실제 기업 입주 등 가시적인 변화가 이어져야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