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500원대 진입…원화 약세가 가상자산 체감 가격 변화
달러 가격 하락분 일부 상쇄한 ‘환율 버퍼’…국내 투자자 수익률 체감도 달라져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웃돌면서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가 체감하는 가격 흐름이 달러 기준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이 1년 전보다 달러 기준으로는 약 19% 하락했지만, 원화 환산 가격 기준 낙폭은 이보다 작아 환율 상승이 가격 하락분 일부를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6만6727.52달러, 이더리움은 2024.50달러를 나타냈다. 같은 시각 원/달러 환율은 1516.52원으로, 이를 단순 환산하면 비트코인 1개 가격은 약 1억119만3618원, 이더리움은 약 307만194원 수준이다. 달러 가격만 보면 조정 국면이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환율 상승분이 반영되며 국내 투자자가 체감하는 가격은 다르게 형성되고 있다.
1년 전인 2025년 3월 3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8만2336.06달러, 당시 원/달러 환율은 1469.41원이었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1억2098만5430원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6만6727.52달러로 낮아졌고 환율은 1516.52원으로 상승했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1억119만원 수준이다. 달러 기준으로는 1년 전보다 약 19.0% 하락했지만, 원화 환산 가격 기준 하락폭은 약 16.4%로 줄어든다. 비트코인 달러 가격 하락과 환율 상승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원화 기준 낙폭이 일부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차이는 계산 방식에서 비롯된다. 국내 투자자가 체감하는 비트코인 가격은 비트코인 달러 가격에 원/달러 환율을 곱한 값으로 결정된다. 다시 말해 비트코인 가격이 달러 기준으로 떨어지더라도 같은 시기에 환율이 오르면 원화로 환산한 가격 하락폭은 그만큼 줄어든다. 비트코인 자체는 싸졌지만 달러값이 더 비싸지면서, 국내 투자자가 원화로 느끼는 하락폭은 달러 기준보다 덜 크게 나타나는 구조다. 환율이 달러 기준 하락분 일부를 흡수하는 일종의 ‘환율 버퍼’ 역할을 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원화 약세 추세와도 맞닿아 있다. 연간 평균 원/달러 환율은 2021년 1144.9원, 2022년 1291.8원, 2023년 1306.8원, 2024년 1363.4원, 2025년 1421.4원으로 상승했다. 환율이 높아질수록 같은 달러 가격도 더 비싼 원화 가격으로 환산된다. 같은 달러 가격의 가상자산이라도 국내 투자자가 마주하는 원화 기준 가격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국 국내 거래소 투자자는 비트코인 자체 가격 변동뿐 아니라 원화 가치 하락의 영향까지 함께 떠안고 있는 셈이다. 비트코인이 달러 기준으로 조정을 받아도 원화 기준 낙폭은 제한될 수 있고, 반대로 달러 기준 상승장에서는 환율 상승이 원화 기준 수익률을 더 키우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시장에서는 원화 약세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투자자와 해외 투자자 간 체감 수익률 격차도 더 벌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