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공장 가동 완전 중단은 고려 안해"

김동춘 LG화학 사장이 31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나프타 수급 불안과 사업 재편 방향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김 사장은 “지금 나프타 수급이 사실상 아직 원활한 상태는 아니다”라며 “시장 상황을 보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언은 LG화학이 최근 산업통상부와 공조해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t(톤)을 확보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더 주목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 물량은 30일 국내에 도착했고, LG화학 대산석유화학단지에 투입됐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대체 수급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국내 월평균 나프타 사용량 약 400만t과 비교하면 제한적인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통상 3~4일가량 버틸 수 있는 물량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은 추가 확보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최근 미국의 제재 허용 범위 내에서 수급을 했다”며 “지금은 추가로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러시아산 도입이 미국의 한시적 제재 완화와 결제 방식 확인 등 복합 조건 속에서 성사된 만큼, 같은 방식의 추가 조달이 곧바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한국 석유화학 업계는 중동 지역에서 나프타 70% 이상을 수급해 왔다. 미국-이란 전쟁 및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장기화되면서 LG화학은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 가동을 지난 23일 중단했다. 해당 공장은 연산 80만t 규모다. 김 사장은 “여수 2공장은 가동을 완전히 멈추진 않고, 수급과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해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주주환원 확대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김 사장은 “오늘 여러 가지 말씀들이 나왔는데 그 부분들은 상의를 해서, 이사님들과 논의하고 방향이 잡히면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당장 추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같은 구체적 카드보다는, 이사회 논의를 거쳐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해외 법인 구조조정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사장은 경영이 어려운 해외 법인 처리 방향을 묻는 질문에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에서 지금 논의 중”이라며 “방향들이 결정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부진이 이어지는 양극재 사업에 대해서는 시장 회복에 맞춘 기술 대응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안 좋은 편이 맞다”며 “전기차 시장 성장이 회복되는 시점에 맞춰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