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여름 온다?…두려워지는 4월

입력 2026-03-3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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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울의 벚꽃이 평년보다 열흘가량 일찍 개화한 가운데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 일대에 벚꽃이 피어 있다. 다음 달 3일부터 7일까지는 이곳에서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린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울의 벚꽃이 평년보다 열흘가량 일찍 개화한 가운데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 일대에 벚꽃이 피어 있다. 다음 달 3일부터 7일까지는 이곳에서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린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오랜 고민 끝에 주문한 예쁜 봄옷이 배송되기도 전에, 여름옷을 꺼내야 할 것 같습니다. 완연한 봄을 느끼기도 전에 더위가 먼저 찾아왔는데요. 3월임에도 낮 기온이 20도를 넘는 날이 이어지면서, 봄꽃 대표주자 ‘벚꽃’도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죠.

큰 꽃샘추위 없이 기온이 점진적으로 오르면서 개화 시기가 앞당겨진 건데요. 기상청은 29일 서울에 벚꽃이 피었다고 공식 발표했죠. 서울 벚꽃은 지난해(4월 4일)보다 엿새, 평년(4월 8일)보다 열흘 빠르게 폈습니다.

문제는 이런 따스함이 ‘더위’로 느껴지고 있다는 점이죠. 거기다 이런 흐름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요. 4월 날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벌써 여름 온다?…두려워지는 4월 날씨 (출처=기상청)
▲벌써 여름 온다?…두려워지는 4월 날씨 (출처=기상청)


4월 내내 덥고 일교차 큰 ‘이상고온’

기상청이 26일 발표한 1개월 전망(4월 6일~5월 3일)에 따르면 4월 첫 주차부터 평범한 봄 날씨를 기대하기 어려운데요. 평년보다 날이 더울 확률이 70%에 달하며 꽃샘추위가 찾아올 확률은 0%죠.

오히려 기상청이 주의를 당부하는 ‘이상고온’이 발생할 가능성이 30%로 나타났는데요. 4월이지만 체감하는 계절은 초여름에 가까울 전망입니다. 기상청은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21.3도를 넘거나 대구 21.9도, 청주 22.3도를 초과할 때를 ‘이상고온’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요. 봄꽃이 만개하기도 전에 반팔을 꺼내 입어야 할 수준의 더위가 이미 기상 데이터로 예고된 셈입니다.

이와 함께 비 소식도 넉넉지 않은데요. 3주차와 4주차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확률이 각각 40%로 예측됐습니다. 이미 최근 6개월간의 누적 강수량 편차로 인해 부산, 김해, 제주시에 '약한 가뭄'이 발생한 상태인데요. 5월 초까지 전국 121개 시·군으로 가뭄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죠.


▲벌써 여름 온다?…두려워지는 4월 날씨 (출처=기상청)
▲벌써 여름 온다?…두려워지는 4월 날씨 (출처=기상청)


WMO 분석, 펄펄 끓는 지구

기상학자들은 이러한 한반도의 이른 더위가 전 지구적인 기후 위기의 여파라고 입을 모으는데요.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 ‘2025년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 중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방출되어야 할 에너지가 지구에 갇히면서 ‘지구시스템 에너지 불균형’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바다죠. 축적된 잉여 에너지의 무려 91%가 해양으로 흡수되면서, 라니냐의 일시적 냉각 효과에도 불구하고 2025년 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43도나 치솟았는데요. 기상청 역시 “북대서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와 유럽 지역의 적은 눈 덮임 현상이 우리나라 부근의 고기압성 순환을 강화해 기온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죠.


(조현호 기자 hyunho@)
(조현호 기자 hyunho@)


에너지 위기 속 에어컨 켜기 두려운 4월

이처럼 기온이 빠르게 오르면 생활 패턴 변화도 불가피한데요. 바로 냉방이죠. 통상 5월 이후 본격화되던 냉방 수요가 4월로 앞당겨질 경우 전력 수요 역시 조기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데요. 그러나 같은 시기 에너지 수급 상황이 결코 안정적이지 않죠.

23일 ‘YTN 라디오 FM 94.5’ 인터뷰에서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지금은 그야말로 에너지 위기 상황”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사상 초유의 작전으로 인해, 당장 중동산 원유 수입이 3주간 전면 중단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됐기 때문인데요.

유 교수가 꼽은 가장 큰 뇌관은 전기를 생산하는 천연가스(LNG)입니다. 그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국내로 들여오는 LNG 가격이 약 2.2배나 폭등했다”며 “여름 냉방용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천연가스를 대거 비축해야 하는 4월 말이 수급의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4월부터 ‘이상 고온’으로 냉방 수요가 조기 급증할 경우 전력망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말이죠.

이어 유 교수는 한국전력은 118조원의 부채를, 한국가스공사는 14조원 이상의 미수금을 떠안고 있음을 언급했는데요. 그는 “최고가격제나 요금 동결 등 일시적인 요금 통제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며 “결국 올 하반기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죠. 아울러 국민이 위기의식을 갖고 대중교통 이용과 승용차 5부제 등 강도 높은 에너지 절약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고이란 기자 photoeran@)


항공업계 직격탄, 3배 뛴 유류할증료에 피서객 '패닉 바잉’

고유가의 파도는 이미 시민들의 실생활 물가마저 덮쳤는데요. 이른 더위를 피해 휴가를 떠나려는 발길마저 항공 운임 폭등에 가로막히게 됐죠.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3월 대비 최대 3배 가까이 일제히 인상하기로 했는데요. 항공권 유류할증료가 탑승일이 아닌 ‘발권일’ 기준으로 적용되다 보니, 4월 전에 여름휴가 티켓을 미리 결제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죠. 치솟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소비를 완전히 포기하는 이들도 많아졌습니다.

올해 4월은 ‘따뜻한 봄’이 아니라 부담이 시작되는 시점에 가까운데요. 기온 상승과 강수 감소, 에너지 공급 불안이 겹치며 생활비 전반에 압박이 커지고 있죠. 더위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울의 벚꽃이 평년보다 열흘가량 일찍 개화한 가운데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 일대에 벚꽃이 피어 있다. 다음 달 3일부터 7일까지는 이곳에서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린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울의 벚꽃이 평년보다 열흘가량 일찍 개화한 가운데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 일대에 벚꽃이 피어 있다. 다음 달 3일부터 7일까지는 이곳에서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린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울의 벚꽃이 평년보다 열흘가량 일찍 개화한 가운데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 일대에 벚꽃이 피어 있다. 다음 달 3일부터 7일까지는 이곳에서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린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울의 벚꽃이 평년보다 열흘가량 일찍 개화한 가운데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 일대에 벚꽃이 피어 있다. 다음 달 3일부터 7일까지는 이곳에서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린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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