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 난 맛집, 비싸도 경험하고 싶어 줄서요”(르포)[불황을 먹다, 한 입 경제]

입력 2026-03-3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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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세계·현대百, 맛집·유명 셰프·해외 브랜드 유치전
"비싸도 특별한 경험에 지갑 연다"...이커머스 못하는 '경험' 무기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에서 진행중인 고메위크 행사에서 최근 유행인 버터떡이 팔리고 있다. (황민주 기자 minchu@)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에서 진행중인 고메위크 행사에서 최근 유행인 버터떡이 팔리고 있다. (황민주 기자 minchu@)

30일 오후 1시, 월요일 오후임에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관은 사람들로 붐볐다. 롯데백화점은 20일부터 내달 5일까지 봄 미식 축제인 ‘롯데 고메위크’를 시작했다. 전국의 숨은 맛집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인 장소를 한데 모은 전략을 썼다. 내국인과 외국인 손님이 섞여 활기가 넘쳤다.

특히 디저트 코너에는 빵과 케이크를 사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섰다. 이곳 김 스낵 코너에서 일하는 강 모씨(32)는 "외국인 손님은 확실히 많이 늘었다. 근데 한국 고객들도 많이 온다. 특히 돌김 이런 건 비싸도 사간다"면서 "맛있다고 소문 나면 다들 사러 온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디저트를 구매한 권필립(39) 씨는 "백화점에 온 김에 쇼핑하고 뭐 볼 거 있나 구경하다가 매장을 보게 됐는데 사람들이 많길래 사봤다"고 말했다. "너무 비싸다"는 그는 "물가나 소득수준으로 미뤄봤을 때 이게 적절한 가격이 맞나 싶다"고 말하면서도 "그럼에도 먹는 이유는 기분 전환이다. 삶의 여유를 잠깐이나마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이런 순간인 듯 해서 먹는다"고 덧붙였다.

▲백화점 3사 미식 행사 전략 (이투데이 그래픽팀=신미영 기자)
▲백화점 3사 미식 행사 전략 (이투데이 그래픽팀=신미영 기자)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대중적 인기를 얻은 셰프들과 협력해 백화점 미식 경쟁에 참전했다. 신세계는 강남점 식품관을 새단장하고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을 열며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스타 셰프 매장을 입점시켰다. ‘칼마카세’ 신현도 셰프 식당은 1인당 35만원의 고가 임에도 연말까지 예약이 모두 찼다. 중식 대가 여경래 셰프의 만두 매장도 오픈런을 해야만 구매할 수 있다.

이날 ‘중식 여신’ 박은영 셰프와 협업한 매장 ‘닭강정 공방’ 앞에 가보니 시식을 원하는 이들의 대기줄이 꽤 길었다. 이곳에서 만난 박 모씨(55)는 "아무래도 유명 셰프라, 한 번 먹어보고 싶더라"면서 "아마 다른 유명 셰프라도 샀을 것 같다. 비싸더라도 유명하고 인기 있다면 한번 먹어보고 싶더라"고 했다.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에서 박은영 셰프와 협업한 '닭강정 공방'의 팝업 현장 모습이다. (황민주 기자 minchu@)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에서 박은영 셰프와 협업한 '닭강정 공방'의 팝업 현장 모습이다. (황민주 기자 minchu@)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협업으로 미식 경험 차별화를 꾀했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세계 최초의 백화점 ‘봉 마르쉐’와 손잡았다. 프랑스 현지에서 공수한 식료품 400여 종을 선보인다. 그동안 해외 직구로만 사야 했던 인기 식료품을 현대백화점 온라인몰과 주요 점포 식품관에서 살 수 있게 된 것. 또한 더현대 서울 등에서 프랑스 미식 문화 체험 전시도 열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미식에 힘을 주는 것은 이커머스에선 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스타 요리사와의 협업이나 해외 유명 브랜드 유치는 백화점에 와야만 즐길 수 있어 희소성을 만들어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음식과 관련된 과정 자체를 콘텐츠로 즐기는 ‘경험형 미식 소비’가 핵심”이라면서 “미식 콘텐츠는 고객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불러 모으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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