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은 축사 철거 뒤 체류형 복합단지, 영덕은 공장 이전 후 마을쉼터 조성

농촌마을 한복판에 들어선 축사와 공장, 폐건물들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주택과 쉼터, 귀농귀촌 공간을 다시 채우는 정비사업이 올해 전국 15곳에서 새로 시작된다. 악취와 소음, 분진에 시달리던 농촌 주거지를 정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어가는 농촌에 사람을 다시 불러들이는 공간 재생까지 함께 겨냥했다는 점에서 농촌 정책의 무게중심이 ‘개발’에서 ‘정주 회복’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6년 농촌공간정비사업 신규 지원 대상으로 전국 15개 지구를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농촌공간정비사업은 농촌 주거지 인근의 난개발 시설과 위해시설을 정비·이전하고, 정비한 부지를 주민 쉼터나 생활 편의시설, 임대주택, 귀농귀촌 주거·실습공간 등으로 재생하는 사업이다. 2021년 시작됐으며 지구당 5년간 평균 100억원, 최대 150억원이 지원된다. 현재까지 전국 122개 지구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번에 선정된 곳은 △경기 이천시 송말지구 △충북 괴산군 금산지구·영동군 어촌지구·진천군 사석지구 △충남 당진시 상오지구 △전북 고창군 사거지구 △전남 장흥군 진목지구 △경북 문경시 불암지구·영덕군 강구금호지구 △경남 김해시 봉림지구·의령군 가미지구·대산지구·하동군 신흥지구·함양군 거면인당지구·합천군 장대지구다. 이 가운데 문경시와 합천군 등 8개 지구는 지난해 농촌협약을 통해 예비 선정됐던 곳이다.
농식품부는 공간정비의 시급성과 필요성, 재생 효과, 주민 의견수렴 결과 등을 종합 평가해 올해 최종 대상지를 확정했다.
올해 선정된 신규 지구는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난개발 시설 철거와 이전, 재생시설 설치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정부는 정비 이후 해당 부지에 귀농귀촌 주거·실습공간, 임대주택, 주민 쉼터 등 정주 기반을 확충해 새로운 인구 유입과 농촌 생활환경 개선을 함께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대표 사례로 꼽히는 충북 진천군 사석지구는 주택 인근에 있는 축사 2곳과 폐축사 1곳을 정비한다. 진천읍의 농촌다움을 유지·복원한다는 취지로, 향후 연계사업을 통해 체류형 복합단지와 친환경 에너지 기반의 자립형 농촌마을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북 영덕군 강구금호지구는 주거밀집지역과 뒤섞여 악취·분진·소음 문제를 일으켜 온 가공공장 6곳을 정비 대상에 포함했다. 이 가운데 5곳은 인근 농공단지로 이전하고 1곳은 폐업하는 방식이다. 기존 공장 부지에는 마을쉼터와 공동주차장 등을 조성해 주거지와 산업시설이 뒤엉킨 공간 구조를 손질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전북 고창군 사거지구는 폐교와 폐축사, 폐건물 등을 정비한 뒤 임대주택 또는 귀농귀촌 주거복합공간 조성을 추진하고, 경남 함양군 거면인당지구는 축사 13곳과 폐축사 9곳을 정비해 귀농귀촌 실습장과 마을숲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부터 각 지방자치단체가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농촌공간계획을 본격 수립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농촌공간정비사업 신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시설 몇 곳을 철거하는 정비사업을 넘어, 주거와 산업, 축사와 생활공간이 뒤섞인 농촌의 구조를 다시 짜는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박성우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농촌공간정비사업은 농촌의 정주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농촌 공간의 가치를 되살리기 위한 핵심적인 수단”이라며 “앞으로도 농촌공간의 체계적 관리와 재생을 통해 살기 좋은 농촌이 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