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팬덤 마케팅에 팬이 지치기 전에

입력 2026-03-2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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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인 생활문화부 기자
▲정영인 생활문화부 기자

최근 유통업계에서 가장 익숙한 풍경 중 하나는 ‘줄 서는 소비’다. 인기 캐릭터, 콘텐츠, 유명인 등과 협업한 한정판 상품이 나오면 매장 앞에는 ‘오픈런’이 시작된다. 온라인에선 출시와 동시에 품절 소식이 이어진다.

지금 아니면 경험할 수 없다는 심리와 협업 대상에 대한 충성도가 만든 ‘팬덤 마케팅’의 결과다. 일례로 작년 8월 농심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과 협업해 선보인 한정판 신라면 1000세트는 1분40초 만에 품절 됐다. 같은 해 K팝 콘서트 협업을 진행한 메가MGC커피는 당시 프리퀀시 이벤트 등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앱) 가입자가 53만명 증가, 앱 매출 또한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 팬덤 마케팅이 ‘불황 돌파구’가 되는 이유다.

고물가로 지갑은 닫히고, 경쟁사는 매년 늘고 있는 상황에서 팬덤 마케팅은 브랜드와 제품을 한 번 더 각인시키는 기회다. 무엇보다 브랜드를 반복 소비하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시발점이란 점에서 큰 가치가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주목도를 끌어올릴 수 있으니 매출 확보를 검증된 방식이 된다. 무엇보다 K콘텐츠가 글로벌 흥행 중인 지금 글로벌 인지도 확보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소비 환경에서 ‘확실하게 팔리는 방식’을 찾았다는 점에서 기업들에게 팬덤 마케팅은 가뭄의 단비와 같다. 최근 일주일(12~19일)간 유통업체의 보도자료 중 지식재산권(IP) 및 셀럽 팬덤을 활용한 프로모션 관련 자료만 해도 20건에 달한다. 하루에 3건 가까이 들어온 셈이다.

문제는 팬덤 마케팅이 과열 양상이란 점이다. 협업과 한정판이 반복되면 희소성은 빠르게 희석된다. 당연히 소비자의 피로도는 커질 수 있다. 무엇보다 팬덤에만 기댈 경우 브랜드나 제품 자체의 힘은 약해진다. 결국 붐이 사그라지면 지속가능한 소비는 이뤄지기 어렵다.

소비재의 유행 주기는 특히 짧다. 팬덤 열기에 기댄 소비는 빠르게 타오르지만 그만큼 빠르게 식고 만다. 결국 브랜드는 더 강한 자극을 찾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비용 부담과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

팬덤 소비의 열기가 하나의 성공 방정식이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짧은 유행으로 남을지는 결국 브랜드 파워에 달렸다. 팬을 만드는 것만큼, 팬이 오래 머물 수 있는 이유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한 이유다. 팬을 모으는 전략이 오히려 팬을 지치게 하는 역설이 되지는 않을 지, 브랜드 마케터들의 고민이 더 깊어지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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