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첫 주총서 이사 보수한도 높인다… 주주 공감 얻을까

입력 2026-03-1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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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주총서 이사보수한도 30억 상향 논의…KB·신한과 동급
순이익 12% 하락·등기이사 11명→7명 축소에도 한도 인상

케이뱅크가 상장 후 첫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전년 대비 대폭 상향하기로 했다. 다만 실적이 뒷걸음질치고 주가마저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에서 경영진 보수 한도부터 키우는 행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에 '2026년 이사의 보수한도 승인' 안건을 상정했다. 보수한도 승인 희망액은 30억원으로 2025년 승인된 23억5000만원 대비 6억5000만원 늘어난 규모다.

문제는 ‘타이밍’과 ‘명분’이다. 상향된 이사 보수한도는 KB금융과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 시중 대형 금융지주들과 동일한 수준이다. 특히 이들 금융지주는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상승했음에도 보수한도를 동결한 반면 케이뱅크는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한도를 높여 잡았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26억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12% 감소했다. 정보기술 투자와 마케팅 비용 확대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수익성이 꺾인 국면에서 보수한도를 선제적으로 상향한 결정은 경영진의 위기 인식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사회 구조 변화와도 맞지 않는다. 이번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는 기존 11명에서 7명으로 4명 줄어든다. 인원이 36% 넘게 감소하는데도 보수 총액 한도는 오히려 인상됐다.

기존 이사 보수 한도 또한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다. 2025년 케이뱅크가 등기이사 11명에게 실제 지급한 보수 총액은 13억9100만원으로 기존 한도(23억5000만원) 대비 집행률은 59.2%에 그쳤다.

세부적으로는 지난해 재직한 11명의 이사 중 사외이사(8명)와 기타비상무이사(2명) 등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은 7억3200만원이다. 이를 전체 지급액에서 제외하면 최우형 행장에게 돌아간 보수는 6억5900만원에 달한다. 기존 한도 내에서도 충분히 보수 운용이 가능한 구조임에도 굳이 한도를 높인 배경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기존 보수한도가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아 안정적인 이사회 운영과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해 상향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도 자체가 실제 지급액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장기 성과를 보수에 연동하는 방안도 인지하고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에서 주총 현장의 주주 반발이 예상된다. 17일 종가 기준 케이뱅크 주가는 7040원으로 상장 당시 공모가인 8300원 대비 15.3% 하락했다.

의결권 자문사 관계자는 "주가 부진 속에서 실적 감소와 인원 감축에도 불구하고 보수한도를 선제적으로 높여 잡은 안건은 주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며 "상장 후 첫 정기주주총회인 만큼 경영진의 책임 경영 의지에 대한 날 선 질문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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