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족쇄 풀었다고?”...구글 ‘수수료 세탁’ 논란, 업계“규제 회피용 꼼수 설계”

입력 2026-03-1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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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자사 앱 마켓인 플레이스토어 수수료 체계를 손질하며 ‘상생’의 깃발을 올렸지만, 정작 국내 게임업계의 표정은 차갑게 식어붙었다. 겉으로는 생태계 발전을 내걸었으나, 실제로는 수수료 항목을 정교하게 쪼개 실질 인하 효과를 지워버린 ‘계산된 양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각국의 규제 압박에 맞춰 한국을 시행 순위에서 뒷전으로 밀어낸 이번 조치는 상생이 아닌, 글로벌 규제 파고를 넘기 위한 치밀한 ‘리스크 관리 전략’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최근 발표한 개편안의 핵심은 연 매출 100만 달러 이상 대형 개발사들에게 적용되던 기존 통합 30% 수수료 체계를 ‘서비스 수수료 20%’와 ‘결제 수수료 5%’로 이원화하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수수료 10%포인트(p) 인하’라는 파격적인 숫자를 내세웠지만 실제 개발자가 지불해야 하는 총비용은 25%가 된다. 기존과 비교하면 실질적인 인하 폭은 5%p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IT 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구글의 고도로 계산된 규제 대응용 설계로 해석한다. 그동안 전 세계 규제 당국과 시민단체는 구글의 ‘30% 고정 수수료’를 독점의 상징으로 지적해왔다. 구글은 기본 수수료를 20%로 낮췄다는 명분을 세워 이러한 비판의 근거를 희석하는 동시에 결제 처리 비용을 별도 항목으로 분리함으로써 실질적인 매출 감소는 방어하는 실리를 챙겼다는 분석이다.

시민단체의 시각도 비판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구글이 기본 수수료를 낮춘 것처럼 발표해 착시 효과를 노렸지만, 실상은 기존 수수료에 포함됐던 비용을 쪼개어 교묘하게 생색을 낸 구조”라고 꼬집었다.

구글의 전략적 속내는 국가별 시행 시점의 격차에서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구글은 이번 개편안을 올해 6월 미국, 유럽연합(EU), 영국에서 우선 시행한다. 이어 9월에는 호주, 그리고 가장 늦은 12월에야 한국과 일본에 순차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시차 적용’은 각국의 규제 압박 강도와 비례한다.

미국과 유럽은 현재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와 반독점 위반에 대해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강력한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인 지역이다. 구글 입장에서는 당장 발등의 불을 꺼야 하는 서구권에는 선제적으로 혜택을 제공해 명분을 쌓고, 시장 지배력이 공고하며 상대적으로 규제 집행이 무딘 한국 시장에서는 기존의 높은 수익 체계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내 게임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을 통과시키며 구글의 독점에 맞선 상징적인 국가다. 그럼에도 정작 실제 혜택 적용에서는 서구권 경쟁사들보다 6개월이나 뒤처지게 됐다. 국내 한 게임사 관계자는 “플랫폼 수수료는 게임사의 영업이익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인데, 한국 시장이 규제 대응의 후순위로 밀려나며 6개월간 추가적인 고비용 구조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명백한 글로벌 시장 차별”이라고 토로했다.

구글이 수수료 인하를 지렛대 삼아 자사 생태계에 대한 충성도를 요구하는 또 다른 형태의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수료 최대 인하 폭을 적용받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다는 점에서다. 구글 지원 프로그램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거나 구글의 결제 시스템 대신 외부 결제를 전면 도입해야만 혜택을 주는 등 사실상 구글 생태계 내의 특정 가이드라인 준수를 강제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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