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회철학 거장 ‘하버마스’ 별세…향년 96세

입력 2026-03-1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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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 행위 이론’으로 합리적 소통 강조
20세기 서구 현대 지성사에 한 획 그어
유럽 통합 강화 필요성 주장한 대표 지식인

▲위르겐 하버마스. (AP연합뉴스)
▲위르겐 하버마스. (AP연합뉴스)

독일의 사회철학 거장으로 꼽히는 위르겐 하버마스가 향년 96세로 별세했다.

14일(현지시간) 가디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독일 출판사 수어캄프 관계자는 하버마스가 남동부 바이에른주 슈타른베르크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버마스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이자 서구 현대 지성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그의 대표 이론인 ‘의사소통 행위 이론’과 ‘공론장의 구조적 변천’은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에게 합리적인 담론과 소통이 지니는 가치를 잘 알리고 정립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버마스는 나치독일 치하에서 일어났던 홀로코스트라는 비극을 어떻게 해야 반복하지 않을 것인지를 고민했고, 이를 위해 합의에 기반을 둔 의사소통 모델을 그 방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시민은 위에 있는 누군가에게 명령을 받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공론장에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다른 사람들과 타협을 끌어내는 존재라는 이론을 정립했다.

NYT는 나치독일 치하에서 살아온 독일 사람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그의 이론에 따라 자유로운 정치 토론을 접하는 등 하버마스의 철학은 전후 서독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또한, 독일이 과거사 청산과 관련해 자신들의 과오를 끊임없이 참회하는 문화를 내재화하는 데 하버마스의 이론과 사상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버마스는 1929년 6월 독일 뒤셀도르프의 중산층 가정에서 출생했다. 그는 대학에 진학해 철학, 심리학, 독일 문학, 경제학 등 여러 분야를 공부한 뒤 언론인으로 활동하다가 1950년대부터는 프랑크푸르트사회연구소에서 학문 관련 경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의 스승이었던 테오도르 아도르노의 ‘비판 이론’을 비판적으로 계승한 하버마스는 의사소통의 합리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20세기 사회철학과 인문사회과학 부문에서 큰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 됐다.

그는 유럽연합(EU)의 정치적 통합 강화를 강조해온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EU 전체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투표를 제시하는 것은 물론 EU가 직접 선거로 EU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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