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실적 성장에 이사 보수 한도 30억 상향 조정 추진

입력 2026-03-10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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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주총서 50억->80억 상향 논의…2021년 상장 후 최초
4대금융보다 높아...역대 최대 실적·한도 도달에 증액 불가피
경영진 성과급 전액 현금보상…주가 하락 속 책임경영 의문

카카오뱅크가 상장 후 최초로 경영진 보수의 기준이 되는 이사 보수한도를 대폭 상향한다. 실적 성장에 따라 보수 체계의 유연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지만 주가가 저조한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에 미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기존 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60% 상향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2021년 코스피 상장 이후 첫 보수 한도 증액이다.

이번 상향은 지난해 달성한 역대 최대 실적이 배경이 됐다. 카카오뱅크의 2025년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은 4803억원으로 전년(4401억원) 대비 약 9.1% 증가했다. 플랫폼 비즈니스와 투자 플랫폼 등 비이자수익 부문이 성장을 견인하며 실적을 끌어올린 점이 반영됐다.

보수 집행액이 한도에 도달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카카오뱅크의 이사보수 집행액은 49억3700만원으로 한도(50억원)의 98.7%에 달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2025년 이사보수한도 50억 가운데 9명의 이사들 중 7명(사외이사 6명·기타비상무이사 1명)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은 4억5100만원으로 나머지 90%인 44억원가량은 윤호영 대표와 김광옥 부대표 등 사내이사 2인이 수령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특별법상 한도 보유 초과 승인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주식보상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며 "한도는 지급 가능한 상한선일 뿐 실제 지급은 주가를 포함한 경영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상향된 80억원의 보수한도는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들의 수준을 상회하는 규모다. 올해 정기주총 안건 기준 4대 지주의 이사 보수 한도는 신한금융(30억원), KB금융(30억원), 우리금융(30억원), 하나금융지주(40억원) 등으로 30억~40억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시장에서 주시하는 대목은 보수의 절대 액수보다 ‘지급 방식’이다. 금융당국은 경영진 성과보수가 기업 가치와 동기화되도록 ‘주식 기반 보상’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작년 12월 금융감독원이 개최한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현금성 보수 지급은 자제하고 성과조건부 주식 부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의 ‘2025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발생한 이사를 포함한 임원 성과보수액 총 71억5400만원은 전액 현금으로 지급됐다. 반면 주가와 연동되어 경영진에게 주가 하락의 리스크를 분담시키는 주식 기반 보상은 전무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2025년에도 주식보상 지급 이력은 없으며 당분간 현 제도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종가는 2만3750원으로 2021년 상장 당시 공모가인 3만9000원 대비 약 40% 하락한 상태다.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며 주주들이 가치 정체를 감내하고 있음에도 경영진은 주가 변동 리스크가 없는 현금 보상만을 수령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의결권 자문사 관계자는 “이사 보수는 기업의 재무 성과와 명확히 연동돼야 하며 보수가 타사보다 높다면 그만큼 섹터 대비 월등한 경영 성과를 증명해야 한다”며 “특히 전년 대비 한도가 크게 증가한 경우에는 납득할 만한 설명과 주주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가 하락한 국면에서 리스크 연동이 없는 현금 보상만을 고수하는 것은 지배구조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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