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내부통제 개편 논의 확대…농협 개혁 추진 본격화 전망

정부 합동 특별감사에서 농협중앙회와 계열사 전반의 비위가 대거 확인되면서 농협 개혁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번 감사는 일부 임직원의 일탈을 적발하는 수준을 넘어 농협 내부 통제와 선거 구조, 지배구조 전반의 취약성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합동 특별감사반’은 9일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공금 유용과 특혜성 대출·계약, 분식회계 등 위법 소지가 큰 14건을 수사 의뢰하고 96건에 대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한 특별감사의 후속 점검 성격이다. 당시 감사에서도 농협 내부 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지배구조와 선거 제도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이번 감사에서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핵심 간부들을 둘러싼 비위 의혹이 확인되면서 농협 운영 구조 전반에 대한 개혁 필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감사 결과 강 회장은 농협재단 사업비를 이용해 중앙회장 선거에 도움을 준 조합장과 조합원 등에게 답례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조합장들로부터 황금열쇠를 받은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도 제기됐다.
앞서 강 회장은 농식품부 감사 결과 발표 이후 대국민 사과와 함께 농민신문사 회장직과 농협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는 등 쇄신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정부 합동 감사에서 특혜성 대출과 계약, 예산 집행 문제 등 추가적인 구조적 문제가 확인되면서 농협 개혁 논의가 다시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번 정부 합동 감사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중앙회뿐 아니라 자회사와 회원조합까지 폭넓게 존재한다는 점도 확인됐다. 중앙회장 선거와 관련한 금품 제공 의혹, 핵심 간부의 사업비 유용, 특혜성 금융 지원, 장기 수의계약 관행, 회원조합의 분식회계와 채용 비리 등이 동시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부는 특히 이러한 비위의 배경으로 내부 통제 장치의 미작동과 금품에 취약한 선거 구조를 지목했다. 감사위원회와 준법감시 체계가 내부 인사 중심으로 구성돼 실질적인 견제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결국 농협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미 농협 운영 구조 개선을 위해 민관 합동 ‘농협개혁추진단’을 구성해 선거 제도 개선과 내부 통제 강화, 운영 투명성 제고 방안을 논의해 왔다. 정부는 이번 감사 결과와 개혁 추진단 논의를 바탕으로 농협 개혁 방안을 마련해 조속히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농업계에서는 이번 감사가 농협 개혁 논의를 제도 개편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농업계 관계자는 “농협이 농업인을 위한 조직으로 신뢰를 회복하려면 단순한 인사 조치에 그치지 않고 지배구조와 선거 제도까지 근본적으로 손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