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영재학교 지정권 이양 두고도 논란

행정통합 논의가 재정 문제를 넘어 교육자치 전반을 둘러싼 공방으로 확산하고 있다. 초·중등 교차지도 허용, 특목고·영재학교 지정 권한 특례, 유치원 영아 입학 허용 등 교육 분야 특례 조항이 교원 자격 체계와 학교 운영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가장 큰 쟁점은 교차지도 특례다. 소규모 학교가 많은 인구감소 지역에서 통합학교를 통합 운영하려면 수업 운영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취지지만, 교원단체는 초등과 중등 교원은 자격 체계와 임용·연수 과정이 다른 만큼 예외가 확대될 경우 자격 체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교육부는 “무조건적인 교차지도가 아니라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초등에서 과학 심화 전공을 한 교원이 중등 과학을 맡거나, 중등 과학 교원이 초등 과학을 가르치는 식으로 범위를 한정한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사안은 교원 배치다. 현재 교원은 시도교육청 단위로 선발돼 해당 관할 구역 안에서 순환 근무한다. 그러나 광역 단위가 통합될 경우 순환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심 지역에서 근무하던 교사가 통합 이후 산간·도서 지역까지 근무 대상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교육부는 “통합 이전에 임용된 교원은 종전 관할 구역 내에서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조항을 법에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교사의 근무지를 일방적으로 확대하지는 않겠다는 취지다. 통합 이후 신규 임용 교원부터 통합 단위로 선발·배치된다는 입장이다.
영유아·특수교육 분야 특례도 쟁점이다. 인구감소지역 내 어린이집 미설치 지역의 유치원에 3세 미만 아동 입학을 허용하고, 초·중·고에 특수학교를 병설하거나 분교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두고 교원단체는 “학생 교육의 질 저하와 학교 운영 혼란, 교원 소진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목고·영재학교 지정 권한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진다. 일부 교원단체와 교육시민단체는 시장이나 교육감에게 설립 권한을 일부 부여하는 특례가 국가 차원의 통제 기능을 약화시키고, 장기적으로 지역 간 경쟁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교육부는 과학고와 영재학교 설립은 여전히 교육부 장관 동의를 거치도록 설계돼 있어 통제 장치는 유지된다고 반박한다. 시장이 설립을 추진할 때도 교육감과의 사전 협의를 의무화해 일방적 결정이 이뤄지지 않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교원단체들은 특례 전반이 헌법 제31조가 규정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과 교육기회 균등 원칙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기존 법률과 시행령으로 엄격히 관리던 국가적 교육 기준을 조례로 위임하면 헌법과 교육기본법이 명시하고 있는 국가의 질 관리 및 지역 간 형평성 유지 책무를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교원 배치 기준이나 교과서 사용 등에 있어 교육감의 입김이 강해지면서 교원 인사 혼란 및 편향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짚었다.
반면 교육부는 이번 특별법이 교육자치를 훼손한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감 직선제가 유지되고 교육재정의 독립적 운영 체계가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교육자치의 기본 틀은 흔들리지 않았다”며 “오히려 일부 권한이 특별시도 교육감에게 이양되면서 지역 맞춤형 교육 자율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