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수산업, 해법은 실행력…진흥공사·복수차관제 한목소리

입력 2026-02-2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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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동어시장 고등어 분류작업 모습 (서영인기자 hihiro@)
▲부산공동어시장 고등어 분류작업 모습 (서영인기자 hihiro@)

연근해 수산자원 감소와 어촌 소멸 위기, 노후 선박 문제까지 겹치며 수산업계가 중대한 전환점에 섰다. 업계는 친환경 선박 교체와 스마트 양식 전환 등 구조 개편을 뒷받침할 전담 실행기관으로 '수산진흥공사' 설립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나아가 정책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양수산부 내 ‘복수차관제’ 도입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수산진흥공사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다음 달 10일 부산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해양수산부 부산시대 개막 기념 수산진흥공사 설립 추진 공동선언대회’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행사에는 전국 수산업계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산업은 大전환기, 자본은 공백

수산업계는 기후변화에 따른 어장 이동, 국제 환경규제 강화, 어선 안전기준 강화 등으로 대규모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높은 변동성과 수익성 불확실성 탓에 민간 자본 유입은 제한적이다. 이에 해운업 위기 극복 과정에서 설립된 한국해양진흥공사와 같은 특화 금융·정책 지원기관이 수산 분야에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선박 현대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선복량 제한을 해제하면서 선내 복지 공간 확보와 복원성 강화를 위한 개조가 가능해졌지만, 현장 선주들은 막대한 비용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발표한 ‘내항상선 해양사고 경감방안 연구’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노후 선박은 전체의 68.8%에 달한다. 선령 24년 초과 초고령 선박까지 포함하면 86.8%로 치솟는다. KMI는 선박 노후화가 승선 매력도를 떨어뜨려 신규 인력 유입을 막는 구조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정책 분산, 실행은 공백"…복수차관제 요구도

업계는 정책 체계의 분산도 문제로 지적한다. 생산·마케팅·인증 등 기능이 해수부와 한국수산자원공단(FIRA), 수협중앙회 등으로 나뉘어 있어 중복과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산업 전환을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해운·항만·물류와 수산 분야를 함께 관할하는 현행 단일 차관 체제로는 수산 정책의 우선순위가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해수부 내 수산 전담 차관을 두는 ‘복수차관제’ 도입을 통해 정책 집행력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힘을 얻고 있다. 진흥공사 설립과 함께 정부 조직 차원의 뒷받침이 병행돼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식량 주권 산업, 더는 미룰 수 없다"

추진위는 수산진흥공사가 설립될 경우 신규 어선 도입 금융, 근대어선 현대화 펀드, 민간 투자 연계 등 실질적 자금 공급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K푸드 확산에 대응해 글로벌 기준에 맞는 위판장·가공시설 투자 역시 주요 과제로 꼽힌다.

정연송 부산공동어시장 대표는 "수산업은 단순 산업이 아니라 국가 식량 전략이자 식량 주권의 기반”이라며 “해운업이 위기 때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해 회생 동력을 마련했듯, 수산업도 늦었지만 금융·정책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사 설립과 함께 해수부의 정책 역량을 강화할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산업이 기후위기와 인구감소라는 이중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구조 전환이 불가피하다. '수산진흥공사'와 해수부 조직 개편 논의가 선언을 넘어 실질적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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