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막히고 이자 폭탄까지…실수요자 덮친 '대출 가뭄'

입력 2026-07-1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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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목표보다 3500억원 더 늘어…신규 주담대 취급액 25% 급감
고정형 주담대 최고 연 7.49%…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에 부담 가중
상호금융도 연말까지 대출 영업 제한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한 한국은행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여기에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해 가계대출 연간 관리 목표치를 조기에 초과 달성하자 대출 문턱을 대폭 높이면서 내 집 마련을 앞둔 실수요자들의 ‘대출 가뭄’ 주름살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6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주기·혼합형)는 연 4.77~7.49%로 집계됐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같은 날 4.428%로 지난해 말(3.499%)보다 0.929%포인트(p) 급등한 영향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p 인상한 데다 향후 추가 인상 압력까지 작용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주담대 금리 상단이 조만간 8%대를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출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은행권의 가계대출 시계는 이미 ‘적색등’이 켜졌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이달 1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정책성 대출 제외)은 649조661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조6912억원 늘었다. 이는 5대 은행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약 4조3400억원)를 이미 3500억원가량 초과한 수치다. 은행별로는 5곳 중 3곳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연간 목표의 150% 안팎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2금융권인 상호금융권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농협·신협·새마을금고의 집단대출 잔액은 총 38조1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3조100억원(8.6%)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지키지 못해 올해 신규 대출 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과거에 약정한 집단대출이 입주 시점에 맞춰 순차적으로 실행되며 잔액이 불어난 탓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만 상호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무려 11조3000억원(농협 7.5조, 새마을금고 2.4조, 신협 1.4조)이나 급증했다.

상황이 시급해지자 금융당국은 최근 상호금융권에 집단대출을 비롯한 신규 대출 취급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새마을금고·신협·농협 등 상호금융권은 신규 집단대출 중단과 주택담보대출 취급 축소 등 현재의 영업 제한 조치를 연말까지 유지할 방침이다.

시중은행들 역시 대출 한도를 조이고 빗장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청 접수를 중단하거나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제한하는 방식이 동원됐다. 모기지보험 가입이 제한되면 대출액에서 이른바 ‘방공제(소액임차보증금)’ 금액이 차감된다. 서울 지역은 약 5500만원, 경기 지역은 약 4800만원 수준으로 대출 한도가 깎이는 결과다. 일부 은행은 영업점별 월별 취급 한도까지 축소하면서 차주들이 대출 여력이 남은 다른 은행 지점을 찾아 발품을 파는 ‘대출 난민’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실제 은행 창구에서 실행되는 주택 관련 대출은 급감하는 추세다. 이달 1∼15일 5대 은행이 신규 취급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담대는 하루 평균 1857억원으로, 지난달(2461억원)보다 약 25% 감소했다. 대출 실행의 선행지표인 주담대 승인액 역시 이달 들어 하루 평균 1536억원에 그치며 전월 대비 15%가량 줄었다. 반면 가계 규제를 피한 신용대출 잔액은 이달 들어 보름 만에 1조3764억원 불어나며 주담대 증가 폭의 1.8배에 달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리 상승세와 한도 축소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무리한 ‘영끌’보다는 보수적인 자금 계획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변동금리 차주들은 상환 여력을 재점검해야 한다”며 “금융채 기준 신용대출 등은 금리 상승 속도가 더 빠를 수 있으므로 과도한 부채 규모 자체를 줄여나가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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