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공급망 충돌 격화…한국 기업 ‘선택 비용’ 커진다 [공급망 생존게임]

입력 2026-02-05 17:17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美 안보자산 규정⋯中 수출 통제
수입처 다변화ㆍ재활용 확대 시급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AP/연합뉴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단순한 원자재 가격 변동을 넘어 기업의 생산과 수출을 위협하는 구조적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관세와 보조금, 수출 통제와 동맹 블록이 맞물리며 한국 기업의 '선택 비용'이 커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반도체와 핵심 광물을 국가안보 자산으로 규정하고 동맹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반도체와 핵심 광물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했고 일부 품목에는 최대 25%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관세 수준 자체보다 정책 방향성과 적용 범위의 확대가 기업 경영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의 절반 이상이 올해 공급망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부문 기업들은 핵심 원자재와 부품 조달 리스크를 가장 큰 경영 변수로 꼽았다. 지난해 2월 전세계 코발트 생산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콩고민주공화국이 코발트 수출 중단 조치를 취했을 때 수산화 코발트 가격은 84%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중국 역시 핵심 자원과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 통제와 산업 정책을 강화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조사 결과 중국은 글로벌 전략광물 76개 중 22개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희토류와 흑연, 배터리 핵심 소재를 둘러싼 통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은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조달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다만 한국 기업은 상대적으로 좁은 내수 기반과 높은 수입 의존도로 인해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기업은 생산성과 기술 경쟁력에서는 글로벌 최상위권에 속하지만 자원·소재·장비 부문에서는 해외 의존도가 높다. 예컨대 이차전지 핵심 원료인 흑연의 상당 부분(천연흑연 93%, 인조흑연 66%)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일부 소재와 장비 역시 해외 조달 비중이 절대적이다. 우리나라는 이차전지 산업에서 대세계 공급망 순위가 5위이지만 원자재 대비 공급망 순위는 15위로 현저히 낮다. 공급망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비용 상승을 넘어 생산 차질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재고 확대와 장기 계약, 공급처 다변화 등에서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다. 특히 대기업과 달리 중소·중견 협력사들은 원가 상승과 자금 부담에 그대로 노출될 우려가 크다. 공급망 리스크가 협력사로 전이되면 완성품 경쟁력까지 약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망 리스크가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고 진단한다. 보호무역 기조가 확산되는 환경에서 특정 국가나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는 장기적인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의 외교·통상 대응과 함께 기업의 투자 전략, 협력사 지원이 유기적으로 맞물리지 않으면 공급망 리스크는 상시적인 경영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소영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핵심광물에 대한 해외 수입의존도가 높고 국내 생산 여력도 낮아 업스트림 공급망 경쟁력이 낮은 상황"이라며 "공급망 업스트림 강화를 위해 핵심광물 수입처 다변화, 국내 생산 확대, 재활용을 통한 자원 확보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이투데이, 2026년 새해맞이 ‘다음채널·지면 구독’ 특별 이벤트
  • "너무 빠르다" "지금도 늦어"… 'ESG 공시' 의무화 동상이몽
  • 헌혈이 '두쫀쿠'와 '성심당'으로 돌아왔다
  • 광물이 무기가 된 시대⋯각국 ‘탈중국’ 총력전 [공급망 생존게임]
  • 단독 쿼드운용, 한국단자에 회계장부·의사록 열람 요구…내부거래 겨냥 주주서한
  • 겨울방학 학부모 최대고민은 "삼시 세끼 밥 준비" [데이터클립]
  • 중국판 ‘빅쇼트’…금으로 4조원 번 억만장자, 이번엔 ‘은 폭락’ 베팅
  • '로봇·바이오' 기업들, 주가 급등에 유상증자 카드 '만지작'
  • 오늘의 상승종목

  • 0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3,456,000
    • -7.96%
    • 이더리움
    • 3,058,000
    • -8.09%
    • 비트코인 캐시
    • 753,000
    • -3.83%
    • 리플
    • 2,004
    • -14.76%
    • 솔라나
    • 132,000
    • -6.85%
    • 에이다
    • 401
    • -8.66%
    • 트론
    • 412
    • -3.06%
    • 스텔라루멘
    • 234
    • -10%
    • 비트코인에스브이
    • 20,140
    • -9.4%
    • 체인링크
    • 13,160
    • -7.06%
    • 샌드박스
    • 135
    • -8.1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