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백송마을 등은 아직 사전 자문 단계 머물러

1기 신도시 재건축에 속도를 붙이기 위한 정부 지원책이 본격화한 가운데 지역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분당은 특별정비구역 지정과 대형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가시화됐지만 일산과 중동은 여전히 정비계획 단계에 머물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태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등 5개 1기 신도시에서 선도지구 중 9개 구역이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1차 선도지구로 지정된 정비사업 구역 15곳 가운데 9곳이 특별정비구역 문턱을 넘은 것이다. 2024년 11월 선도지구 지정 당시 정부는 2025년 말 특별정비구역 지정,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제시했는데 현재까지는 3분의 2가량만 계획대로 진행되는 셈이다.
정부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지난달 1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본계획과 특별정비계획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행정 절차 반복 문제가 줄어들게 된다. 유사한 목적의 경우 동의서도 한 번만 제출하면 된다.
정비사업 자금 지원을 위해 6000억 원 규모의 미래도시펀드 조성도 완료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미래도시펀드 1호 모펀드 운용사를 선정했으며 올해 상반기부터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장별 최대 200억 원의 초기사업비 융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재건축 사업의 속도는 엇갈리고 있다. 가장 빠른 곳은 분당 일대다. 성남시는 지난달 27일 분당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인 32구역 양지마을을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했다. 양지마을 재건축사업은 분당구 수내동 일대에 최고 37층, 6839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로 조성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기존 대비 2447가구가 추가로 공급되며 사업비 규모는 총 4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양지마을은 지난달 31일 선도지구 중 최초로 재건축 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 재건축 사무소 개소식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이 참석했다. 빠른 사업 속도와 높은 사업성을 보고 일찌감치 물밑 경쟁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분당 샛별마을, 시범단지 우성, 목련마을 빌라 단지 등은 지난달 19일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평촌신도시에서는 꿈마을 2개 구역, 산본신도시에서는 자이백합·삼성장미·산본주공11과 한양백두·동성백두·극동백두 등 2개 구역이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반면 일산·중동신도시는 아직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없다. 일산신도시의 백송마을, 후곡마을, 강촌마을은 현재 특별정비계획서 작성을 위한 사전 자문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연립주택 단지인 정발마을은 주민대표단 구성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중동신도시 은하마을은 특별정비계획안에 대한 소유주 동의 50% 확보를 진행 중이며 반달마을은 LH 예비사업시행자 지정에 필요한 동의 절차만 마친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특별정비구역 지정 여부나 행정 절차 이전에 돈이 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격차가 크다”며 “자금 여력이 있는 지역은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성이 낮은 곳은 동의율 확보부터 쉽지 않고 자연스럽게 추진이 더뎌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