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기업’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리스크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서학개미들이 몰리면서 쿠팡의 주식은 해외 주식 일일 순매수액 9위까지 치솟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방위적인 쿠팡 보호 움직임이 국내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매수 신호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의 쿠팡 순매수 그래프는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1월 3주차에 해외 주식 순매수액 1280만 달러로 50위권(44위)에 진입했는데 4주차 들어 3869만 달러로 3배 이상 폭증하면서 11위까지 밀고 올라왔다.
매수세가 몰린 시점은 쿠팡을 둘러싼 미국 내 정치적 발언들이 집중된 시기와 겹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SNS를 통해 “한국산 제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같은 날 미 하원 공화당 측은 해당 발언을 인용하며 “쿠팡과 같은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으면 이런 결과가 뒤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27일에는 밴스 부통령이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 처벌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나왔다.
이러한 기류 속에서 1월 4주차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나날이 가팔라졌다. 26일 536만 달러였던 일일 순매수액은 불과 사흘 만에 두 배 가까운 908만 달러로 폭증하며 일일 해외 주식 순매수 순위 9위를 기록했다. 매수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30일 1004만 달러를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다.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보호막을 확인한 서학개미들이 쿠팡이 직면한 ‘개인정보 유출’ 리스크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데이터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30일 쿠팡 사외이사인 케빈 워시를 미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로 소식이 더해지면서 매수세가 더 강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미국 기업인 쿠팡을 지키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중간 선거에서 세일즈하기에 좋은 소재이고, 케빈 워시가 이 사안에 직접 개입하지 않더라도 쿠팡의 이사가 연준 요직에 있게 된 상황 자체가 우리 정부에는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분석 하에 국내 투자자들이 쿠팡에 대한 국내 제재가 약해질 것이라 믿고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럴 때일수록 한국이 ‘우리는 법과 원칙대로 차별 없이 절차를 밟을 뿐’이라는 논리를 지켜야 앞으로도 미국과의 협상에서 정당한 방어권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