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제동 없이 부드럽게 속도 감축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모셔널 테크니컬 센터에서 긴장되는 마음으로 ‘아이오닉 5 로보택시’에 올라탔다. 익숙한 차체였지만 운전자가 없는 주행이기 때문이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차량은 곧바로 완전자율주행 모드로 전환됐고, 별도의 조작 없이 센터를 빠져나와 도심 차량 흐름에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출발 지점은 해리 리드 국제공항과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남단을 잇는 730 파일럿 로드. 공항 접근 차량과 상업지구로 향하는 교통이 뒤섞이는 구간이다. 이날 이곳에서 출발해 대형 쇼핑몰이 밀집한 상업지구와 관광객이 붐비는 스트립, 대형 호텔의 드롭오프 존을 통과한 뒤 다시 복귀하는 40분간 무인 로보택시 시승을 해봤다.
로보택시는 출발 직후부터 주변 차량 속도에 맞춰 부드럽게 가속했다. 노란 신호가 켜지자 급하게 밀어붙이지 않고 미리 감속을 시작했다. 차간 거리는 일정하게 유지됐고, 신호 변화에 따른 반응도 사람 운전자보다 한 박자 빠르다는 인상을 줬다. 차선 변경이나 합류 구간에서도 급격한 조작은 없었다.
기자는 이전에도 청계천 내에서 정해진 구간만을 달리는 무인 자율주행버스 ‘청계A01’ 버스나 새벽 시간 운행되는 ‘자율주행버스’도 탑승해봤지만, 모셔널의 기술력은 남다르게 느껴졌다. 긴 비행과 빡빡한 일정 탓에 피로가 쌓인 상태였던 탓인지, 지나치게 안정적인 주행에 오히려 졸음이 올 뻔했다는 게 솔직한 평가다.

첫 주요 구간은 대형 쇼핑몰이 밀집한 타운 스퀘어 일대였다. 주차장을 오가는 차량과 보행자가 수시로 교차하는 곳이다. 이 구간에서 로보택시는 속도를 눈에 띄게 낮췄다. 쇼핑몰 인근에서는 시속 10마일(약 16km) 단위의 저속 주행을 유지했고, 보행자가 차로 쪽으로 접근하자 별다른 충격 없이 자연스럽게 멈췄다. 사람의 움직임을 확인한 뒤 다시 출발하는 판단도 매끄러웠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으로 진입하자 교통 환경은 한층 복잡해졌다. 관광객을 태운 버스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택시, 공유 서비스 차량이 뒤섞이며 교통 밀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신호 대기와 차선 변경이 잦고, 주변 차량의 주행 패턴도 상대적으로 거칠었다. 최근 공개된 테슬라 FSD 주행 영상과 비교해도 이질감이 크지 않았다.

만달레이 베이 호텔 인근에 이르자 차량은 스트립의 주도로를 벗어나 호텔 로비 앞 드롭오프 존으로 진입했다. 택시와 셔틀, 공유 차량이 동시에 정차와 출발을 반복하는 대표적인 혼잡 구간이다. 이때 택시가 끼어드는 돌발상황에도 침착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차선을 유지했다.
만달레이 베이를 지난 뒤 차량은 출발 지점이었던 모셔널 테크니컬 센터로 복귀했다. 약 40분간의 주행 동안 로보택시는 상업지구와 관광 중심지, 대형 호텔 밀집 구간을 차례로 통과했다. 주행 전반에서 급격한 조작 없이 차량흐름에 맞춘 판단이 이어졌고, 시범 서비스 단계에서 요구되는 운영 시나리오가 그대로 재현됐다.
이번 시승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이 더 이상 ‘특정 구간의 시범 주행’에 머물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라스베이거스 내 공항 인근 간선도로, 상업지구, 관광 중심지, 호텔 드롭오프 존까지 이어진 주행 코스를 큰 이질감 없이 통과했다. 아이오닉 5 로보택시의 주행을 직접 타보니 북미를 넘어 한국으로 들어올 날에 대한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커지는 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