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회문제로 떠오른 ‘고객 갑질’…‘카스하라’를 아시나요?

입력 2025-12-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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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공무원 절반⋯주 1회 이상 피해
민간 기업보다 공공 기관 피해 2배
불만 제기 넘어 업무수행 직접 방해
"조직 차원 대응 사안으로 격상해야"

▲일본에서 가장 많은 악성 민원 전화의 유형은 폭언(53%)이다. 뒤이어 과도한 요청(46%)과 장시간 통화로 인한 업무 방해(34%) 등이 많았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악성 민원 전화의 유형은 폭언(53%)이다. 뒤이어 과도한 요청(46%)과 장시간 통화로 인한 업무 방해(34%) 등이 많았다.

일본 사회에서 ‘카스하라(カスハラ)’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고객(customer)’과 ‘차별적 괴롭힘(harassment)’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조합, 우리말로 ‘고객 갑질’이다.

27일 일본 뉴스포털 '닛폰닷컴'과 유선통화보안전문기업 '토빌라시스템즈' 설문조사 결과 등에 따르면 업무 시간에 전화를 이용한 고객의 폭언 등으로 괴로움을 호소하는 근로자가 최근 부쩍 늘었다. 피해 호소 근로자는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일반 사기업까지 광범위하다.

특히 일본 지방자치단체 민원담당 공무원의 경우 약 절반이 주 1회 이상 전화 카스하라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부문과 비교하면 피해 빈도가 두 배 이상이다. 일본 사회 민원 문화, 무엇보다 공공기관에 대한 과도한 민원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토빌라시스템즈가 앞서 10월 전화 괴롭힘을 경험한 967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상은 더 뚜렷하다. 가장 흔한 유형은 폭언과 욕설(53%)이다. 뒤이어 과도한 요구(46%), 장시간 통화로 업무를 지연시키는 행위(34%) 등이 많았다. 피해를 호소한 응답자 다수는 이를 단순한 불만 제기를 넘어 업무 수행을 직접 방해하는 행위로 인식했다.

▲악성 민원 전화를 매일 경험하는 공무원은 18.8%에 달했다. 반면 민간기업의 경우 이 비율이 3.3% 수준에 그쳤다.
▲악성 민원 전화를 매일 경험하는 공무원은 18.8%에 달했다. 반면 민간기업의 경우 이 비율이 3.3% 수준에 그쳤다.

피해 빈도에서 공공과 민간의 격차가 뚜렷했다. 지방자치단체 직원의 54%가 ‘주 1회 이상’ 전화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동일한 답을 한 민간기업 직원의 경우 24% 수준이었다. 민간기업보다 공직 사회에서 악성 전화 민원이 2배가 넘게 쏟아지는 셈이다.

상시성은 더 심각하다. 악성 전화 민원을 ‘매일 경험한다’는 응답은 지방 공무원 18.8%지만, 민간기업의 경우 3.3%에 불과했다. 전화 카스하라가 특정 사건이나 일시적 갈등이 아니라, 일상적인 업무 리스크로 굳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전화 카스하라는 감정 노동의 범위를 넘어 조직 리스크로 확산하고 있다. 반복되는 폭언과 장시간 통화는 업무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심리적 피로를 가중시킨다. 응답자들은 “통화가 끝난 뒤에도 여운이 남아 다음 업무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이는 공공 서비스의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간과하기 어렵다는 게 일본 언론의 경고다.

대안도 속속 나온다. 전문가들은 △통화 녹취 고지 △자동 녹음 △악성 번호 차단 △대응 매뉴얼의 명문화 등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는다. 무엇보다 전화 카스하라를 개인의 성격이나 인내 문제로 돌리지 않고, 조직 차원의 대응 사안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전화는 여전히 중요한 소통 수단이지만, 그 수화기 너머에서 반복되는 언어폭력은 행정과 경영의 지속 가능성을 방해하고 있다. 전화 민원은 대면보다 접근성이 높은 반면, 익명성이 강해 감정이 걸러지지 않은 채 전달되기 쉽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전화 카스하라가 개인의 감정 표출을 넘어, 조직의 업무 흐름을 끊는 구조적 문제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고 닛폰닷컴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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