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로봇ㆍ바이오ㆍ성장주 중심으로 새 주도 섹터 재편 전망

코스닥이 일주일 만에 8% 넘게 급등하며 ‘천스닥(1000)’ 회복을 눈앞에 뒀다. 외국인에 이어 기관까지 코스피에서 코스닥으로 자금을 옮기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주도권이 중소형 성장주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랠리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덜 오른 코스닥으로 수급이 빠르게 이동하면서 연말·연초 랠리의 ‘새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24일 856.44에서 이날 928.42로 일주일 새 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846.06에서 3994.93으로 4%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피의 두 배 상승률이다. 수급 이동은 더 뚜렷하다. 지난달 28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조410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에서는 4924억 원 순매수했다. 하루 뒤인 29일에는 기관이 코스피에서 2333억 원 순매도 코스닥에서 3520억 원 순매수했다. 이날도 기관은 코스닥에서 1330억 순매수 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코스닥 급등세의 정점은 지난달 28일이었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71%(32.61포인트) 급등하며 지난 4월 10일 이후 7개월 반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관(6029억 원)과 외국인(4880억 원) 모두 1~2년 만에 최대 규모로 코스닥을 사들였다. 올 들어 코스닥은 678.19에서 928.42까지 약 37%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는 63.64% 오르는 데 그쳤다. ‘상대적 소외’가 이어지던 코스닥에 정책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투자심리가 급반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수급 전환이 단순한 단기 회복이 아니라 ‘강세장 속 조정 마무리 국면’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인환·김지우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조정은 강세장 중 휴식기였으며, 연준의 완화적 정책, 금리 안정, 정부정책 3.0 라운드 등 세 가지 요인을 고려하면 12월 중순부터 랠리 재개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랠리가 재개될 때 기존 주도주와 함께 새로운 주도주가 등장하는데 이번 사이클의 새로운 주도주는 코스닥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코스닥을 강하게 꼽는 이유로 △연초 계절성 △코스피 대비 심한 소외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 △정부 정책 모멘텀 △코스닥 활성화 정책 가능성 등을 들었다. KB증권은 코스닥 내에서는 로봇을 최선호 업종, 바이오에 대해서도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책 기대감도 코스닥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언론 보도를 통해 코스닥벤처펀드 소득공제 확대,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현재 약 3%) 확대 등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코스닥은 하루 만에 4% 가까이 뛰었다. 정부는 “확정된 내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에서는 내년 코스닥을 중심으로 한 자본시장ㆍ모험자본 활성화 정책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책 방향이 코스닥에 우호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은 이미 국정과제와 예산안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적 측면에서도 내년 코스닥의 매력은 커지고 있다.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코스닥 기업 기준 2025년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약 55% 증가가 예상된다. IT(소프트웨어ㆍ반도체ㆍ전기차ㆍ이차전지), 미디어, 건강관리, 화장품 등 코스닥 상위 업종 전반에서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금액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추정되며, 내년에도 기술수출 모멘텀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수급·실적 개선이라는 삼박자가 동시에 코스닥에 쏠리며 시장에서는 천스닥 회복을 넘어 1100포인트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김 연구원은 “정책 자금이 벤처와 첨단 산업을 거쳐 코스닥 성장 업종으로 유입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코스닥 시총이 약 100조 원 늘어나면 지수는 1100선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