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꾸는 자본시장 정보 생태계…이제는 인간·기계의 공존 [AI 리포트 시대]

입력 2025-11-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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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견 및 투자의견 변경 비중.  (출처=자본시장연구원)
▲투자의견 및 투자의견 변경 비중. (출처=자본시장연구원)

인공지능(AI)이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분석 방식과 기업 정보 생산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AI 기반 리서치 도입은 분석 자동화 수준을 넘어 자본시장 정보 인프라의 근본적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증권사와 거래소가 잇따라 AI 기반 리서치를 도입하고 있는 배경에는 기존 리서치 체계가 안고 있던 구조적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국내 애널리스트 보고서 가운데 매수·적극매수 의견 비중은 무려 93%에 달해 사실상 ‘매도 의견이 사라진’ 상황이며, 리서치센터 인력도 10년 사이 약 30% 줄었다. 상장기업 수는 증가했지만, 분석 인력과 보고서 생산은 오히려 축소된 것이다. 중소형주·특수업종·신성장 산업에 대한 정보 공백이 커질 수밖에 없던 구조다.

애널리스트의 낙관적 편향은 단기간에 형성된 문제가 아니다. 2000년대 67%였던 매수 의견 비중은 2010년대 89%, 2020년대 들어서는 93%로 상승했다. 목표주가 또한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제시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2020년 이후 목표주가 기준 예상 수익률은 36% 수준이지만 실제 실현수익률은 11%에 그쳤고, 코로나19 특수효과를 제외하면 오차는 40%에 육박했다. 전통적 리포트가 투자 판단의 객관성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리서치센터 인력 축소도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보고서 발간 증권사는 10년 전 36개사에서 30개사로 감소했고, 애널리스트는 같은 기간 600명에서 4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상장기업은 700곳 이상 늘고, 시가총액은 900조 원이 증가한 동안 분석 인력은 오히려 축소됐다. 이로 인해 △커버리지 편중 △산업별 전문성 약화 △중소형주 정보 부재 △경영감시 기능 약화 등이 누적되며 시장 효율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AI 리서치가 빠르게 메우고 있다. AI는 공시·뉴스·재무 데이터·산업 트렌드를 대량으로 수집·정제해 일관된 기준으로 분석할 수 있고, 리포트 초안 작성·수치 검증·비교 분석 등 반복·기계적 업무를 단시간에 수행할 수 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의 AI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분석대상이 늘어나고, 예측빈도가 높아지며, 예측정확도가 향상되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여러 분야에서 이미 입증된 바와 같이 애널리스트 업무에서도 AI가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실증적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리서치 인프라를 비롯해 금융권 내 AI 확산은 전면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은행과 투자은행(IB)은 생성형 AI를 수백 개 업무에 적용하며 업무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JP모건은 400개 이상의 업무 활용 사례를 개발해 고객 상담·재무예측·이상거래 탐지 등에 사용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는 생성형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의 시스템 트레이딩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AI 확산이 빠른 만큼 새로운 리스크도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데이터 편향 △이상 상황에서의 비정상 출력 △외부 AI 플랫폼에 대한 과도한 의존 △소수 빅테크 기업에 대한 집중도 리스크 △AI 모델 오류 시 여파의 동시 전파 위험 등을 핵심 위험요인으로 제시했다. 특히 금융사가 외부 AI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일부 서비스는 금융감독 당국의 직접 규제 범위 밖에 있어, 감독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금융산업 내 양극화 가능성도 지적된다. 중소 금융사는 예산과 인력의 제약으로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서비스 경쟁력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 또한 생성형 AI가 상담·상품개발·신용평가·위험관리 등 고급 금융 인력이 수행하던 역할까지 대체하며 양질의 일자리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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