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 논란 커진 민중기 특검…양평 공흥지구 수사 향방 주목

입력 2025-10-12 17:1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양평군 공무원 숨진 채 발견…강압·회유 의혹 번져
법조계 "공판 단계서 조서 증거력 쟁점 될 수도"

▲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연합뉴스)
▲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일가가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조사받던 양평군 공무원의 사망으로 강압·회유 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특검은 "강압적 분위기도, 회유할 필요도 없었다"고 반박했지만 여론과 정치권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수사 신뢰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법조계는 이번 논란이 향후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력과 특검 수사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2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 양평군 공흥지구 특혜 의혹으로 특검 조사를 받았던 양평군청 5급 사무관 A 씨가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는 A 씨가 남긴 유서가 있었으며, 타살 정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13일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A 씨는 이달 2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조사를 받았다. 그는 2016년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가 운영한 가족회사 ESI&D가 추진한 양평 공흥지구 아파트 개발사업 당시 개발부담금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해당 사업은 최 씨 측이 개발부담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채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특검이 수사 중이다.

A 씨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정치권에서는 "무리한 수사가 비극을 불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은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A 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를 공개했다. 메모에는 특검 수사와 관련해 "모른다고 말해도 다그치고, 사실을 말해도 거짓이라 한다", "계속되는 회유와 강압에 지치고 힘들다가 전혀 기억도 없는 진술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A 씨는 "12시가 넘었는데도 계속 수사를 하면서 집에 가고 싶은 생각 밖에 없다. 진술서 내용도 임의로 작성해서 답을 강요했다. 답도 수사관들이 정해서 요구하며 빨리 도장을 찍으라고 계속 강요한다"며 "나름대로 주민을 위해서 공무원 생활 열심히 했는데 자괴감이 든다"고 썼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평범한 국민 한 명이 특검의 무도한 수사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비판했다. 당 사법정의수호특위도 11일 성명에서 "특검의 폭압적 강압 수사가 한 생명을 앗아갔다"며 특검 사퇴와 수사기록 전면 공개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직권남용과 가혹행위,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특검 고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특검은 입장문을 내고 "고인 조사 전 이미 동일한 진술을 확보해 새로운 진술을 구할 필요가 없었다"며 강압 수사를 부인했다. 특검은 "강압적인 분위기도 아니었고, 회유할 필요도 없었다"며 A 씨가 오전 10시 10분부터 오후 10시 40분까지 조사받았으며, 식사 및 3차례 휴식을 보장했다고 밝혔다.

또 "조사를 마친 뒤 담당 경찰관이 건물 바깥까지 배웅하는 방법으로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했다"며 "건물 외부 폐쇄회로(CC)TV에 잡힌 귀가 장면을 통해 강압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간접적 정황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현재 유포되고 있는 서면은 고인이 사망한 장소에서 발견된 실제 유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시신 상태와 현장 상황 등을 종합해 자살로 추정하면서도, 보다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결정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조사받은 양평군 공무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특검 수사를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조사받은 양평군 공무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특검 수사를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이 논란을 어떻게 수습하느냐는 향후 수사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엇보다 김 여사를 둘러싼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등 핵심 수사 대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만약 강압 수사 논란이 확대되면 피의자·참고인 조사에 부담이 되거나, 기소시 향후 공판 단계에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력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자정까지 변호인 없이 조사를 진행했다면 그 자체로 강압 수사이자 인권침해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며 "이런 비극이 발생한 이상 특검 내부에서도 이후 조사를 훨씬 더 조심스럽게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 시간에 비해 피의자 신문조서 분량이 지나치게 적다면 강압 의혹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조사 과정의 적법성 여부가 향후 재판에서 피의자 신문조서의 신빙성을 가르는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사 단계에서는 조사 과정의 구체적 정황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수사 기록이나 조사 녹취록이 공개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그는 "수사는 기본적으로 밀행성이 원칙이라 공판 단계 전에는 기록을 공개하기 어렵다"며 "특히 공범이 있는 사건은 진술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다른 피의자 진술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향후 법정에서 제한적으로 공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특검은 '수사 기록 공개를 검토 중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발표된 입장문으로 갈음해 달라"며 별도의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환율 급등에 증권사 외환거래 실적 ‘와르르’
  • 조세호·박나래·조진웅, 하룻밤 새 터진 의혹들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420,000
    • -0.77%
    • 이더리움
    • 4,727,000
    • -0.63%
    • 비트코인 캐시
    • 858,500
    • -2.5%
    • 리플
    • 3,112
    • -3.86%
    • 솔라나
    • 207,000
    • -3.14%
    • 에이다
    • 655
    • -2.38%
    • 트론
    • 427
    • +2.89%
    • 스텔라루멘
    • 375
    • -1.06%
    • 비트코인에스브이
    • 31,000
    • -1.62%
    • 체인링크
    • 21,180
    • -1.72%
    • 샌드박스
    • 221
    • -2.64%
* 24시간 변동률 기준